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선고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민주당은 극렬하게 반발하며 사법부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비난의 수위 또한 작지 않다. 민주당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사법살인’이라는 말까지 하고 있다. 이는 사법 정의에 대한 굉장한 모독이다.

이재명 대표 이전에 사법부가 정치적 사안에 대한 판결을 한 최고의 사건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관련한 판결이다. 이 판결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이것도 정치공작에 의한 사법살인일까! 국민 대부분은 “아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당시 여당은 이를 묵묵히 수용했다.

물론 정치검사는 있을 수 있다. 검사로 시작해서 정치권에 입문한 사람들이 차고 넘치니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다. 대통령조차 검사 출신이니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정치검사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기소한다고 해서 법관이 특정 목적을 가지고 법의 잣대를 적용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민주당의 주장대로 사법부가 특정 목적을 가지고 판결을 했다면 이는 대한민국 전체 사법 정의에 대한 진실이 흔들리는 일이다.

민주당의 주장대로 사법부의 판단이 잘못된 것이라면 재판부의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완전한 현실이며 사법부의 판단은 신뢰가 아닌 불신의 기초자료가 되는 셈이다. 이는 사적 처벌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는 발언들이다. 가뜩이나 최근 방송에서는 사적 처벌을 다루는 드라마가 넘쳐나고 있다. 이는 현실적으로 재판의 결과를 믿지 않는 사람들을 양산하는 결과이며 자칫 사회 혼란으로 빠질 수도 있는 무책임한 일이다.

그런데 국민의 리더라는 정치권마저 사법부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집단으로 주장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이를 빌미로 시위까지 이어지는 것은 한국 정치의 역사적 후퇴이다. 사법부의 판단에 정치적 감성은 없다. 오직 증거로만 판결했을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그 결과는 좋거나 나쁘거나 받아들여져야 한다. 그것이 삼권분립을 헌법으로 정한 한국의 민주주의이며 이 형식과 구조를 지키며 따라가고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 국민이다.

지난 2010년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무죄판결에 대해 사법부의 판단이 현명하다고 읍소한 적도 있다. 그런데 지금, 다른 죄목의 판단 결과가 나쁘다고 사법부를 비난하는 것은 결과만 존중하고 과정은 보지 않는 제왕적 생각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제왕이 아니고 그저 민주당 대표일 뿐이다. 그리고 민주당이 우리나라 국민을 다 대표하는 정당은 아니다. 반면 사법부는 정당을 가리지 않으며, 정치적 감성을 포함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대표 사법기관이다, 재판은 그저 재판일 뿐이다.

억울하고, 정말 억울한 사람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그를 추종하는 세력이 아니고 국민이다. 우리나라 최대 정당의 대표가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실형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비록 1심일지라고 하더라도 그에 따른 정치 지형의 변화를 다시 겪어야 하는 국민이 이번 판결에서 제일 억울한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