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북스, 김경수 첫 시집 ‘기억이 머문 자리’ 출간

  • 등록 2025.09.01 18: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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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견디며 쓰다 만 편지

바른북스가 과학자이자 벤처기업가 출신 김경수 시인의 첫 시집 ‘기억이 머문 자리’를 출간했다.
 

‘기억이 머문 자리’, 김경수 지음, 바른북스 출판사, 124쪽, 1만2000원

▲ ‘기억이 머문 자리’, 김경수 지음, 바른북스 출판사, 124쪽, 1만2000원

 

이번 시집은 김경수 시인이 벤처사업가로 치열한 시간을 살아가던 2000년대 초 삶의 무게 속에서 써 내려간 시편들을 20여 년 만에 다시 갈무리해 묶은 작품집이다. 당시 그는 험난한 벤처산업 환경 속에서 극심한 긴장과 불확실성을 겪었고, 그 시간을 견디게 한 언어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겼다.

김 시인은 1964년 서울 출생으로, KAIST에서 유기화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한국화학연구원 선임연구원과 벤처기업 CEO를 거쳐 2012년 대한문학 신인상에 ‘사랑합니다’ 외 2편이 당선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후 은퇴 후에는 사진가로서 라이트 페인팅(light painting) 기법을 활용해 인간 내면을 빛으로 형상화한 작업을 선보였으며, ‘꼭두각시’(2017), ‘아바타’(2019) 등 다수의 전시와 수상을 통해 주목받았다.

사진가로서의 작업이 빛과 어둠, 희망과 절망을 시각화한 예술이라면 이번 시집은 그보다 앞선 시기에 기록된 내면의 언어를 보여준다. ‘기억이 머문 자리’에는 화려한 기교보다 절제된 이미지와 고요한 여백이 살아 있으며, 사랑과 그리움, 계절과 고독, 삶의 성찰이 잔잔하게 스며든다. 시인은 봄비와 가을빛, 겨울의 침묵 같은 자연의 풍경을 매개로 개인의 감정과 기억을 풀어내며 독자에게도 자신의 ‘머문 자리’를 떠올리게 한다.

그의 시는 사소한 순간 속에서 진실을 끌어낸다. ‘봄이 오는 것이 아니라 / 그대가 나를 봄으로 물들인다는 것을’이라는 구절(‘봄이라 부릅니다’)은 사랑을 통해 계절을 새롭게 느끼는 내면의 떨림을 보여준다. 또 다른 시 ‘가슴 아픈 꽃’에서는 ‘무성한 수풀이 꽃을 가리면 / 세상은 잠시 어두워지고 / 그 꽃을 찾는 마음은 길을 잃고 만다’며 상실과 그리움 속에서 피어나는 아픔을 고요히 응시한다.

김경수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그 말들은 그리움에서 시작돼 외로움과 고요, 때로는 희망을 지나 작은 빛이 됐다. 화려한 기교는 없지만 그 시절의 내가 남긴 말 속에는 아직도 지워지지 않은 마음이 살아 있다”며 이번 출간의 의미를 전했다. 이러한 고백은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정직한 목소리로, 성취보다는 과정, 소유보다는 내려놓음의 미학을 드러낸다.

출판사 바른북스는 ‘기억이 머문 자리’는 오랜 세월을 건너온 기록이자 인생이라는 편지를 쓰다 만 흔적 같은 시집이라며,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 안에 머물러 있는 기억과 감정을 새롭게 발견하고 일상의 순간 속에서 잊힌 감정 하나를 다시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희 기자 jcomaqkq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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