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땅출판사, 박채운 시인의 첫 시집 ‘사랑은 흐르고 사람은 깊어가고’ 출간

  • 등록 2026.03.26 18: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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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낮은 곳을 어루만지는 절제의 미학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모든 생명에게 바치는 헌사

좋은땅출판사가 ‘사랑은 흐르고 사람은 깊어가고’를 펴냈다.
 

박채운 지음, 좋은땅출판사, 184쪽, 1만2000원

▲ 박채운 지음, 좋은땅출판사, 184쪽, 1만2000원

 

2025년 ‘서정문학’으로 등단한 박채운 시인은 제16회 펄벅기념문학상, 제21회 정지용청소년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신예이다. 이번 시집은 탄탄히 다져온 깊은 사유 위에, 우크라이나 유학 시절 체득한 슬라브 문학의 독특한 서정적 깊이가 더해진 결과물이다.

시집은 총 60편의 시를 2부에 걸쳐 수록하고 있다. 1부 ‘존재하고, 버텨 내는 일’에서는 현대 사회의 파편화된 일상과 그 속에 고립된 개인의 내면을 응시한다. 2부 ‘세상의 처음이자 마지막 위로’에서는 타인과 세계를 향한 연민과 회복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저자는 문학이 역사적 비극 앞에서 보여준 신중한 태도를 계승해 감정의 과잉을 경계하고 언어의 절제를 통해 독자가 사유할 수 있는 여백을 마련한다.

작품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윤리는 ‘무명(無名)의 존재’들에 대한 호명이다. 박채운 시인은 이름 없이 사라져 가는 것들, 혹은 세상의 바깥으로 밀려난 풍경들을 향해 따뜻한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시인의 “살아서 버티는 모든 것에게 이름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고백은 문학이 우리 사회의 낮은 곳을 어떻게 비추어야 하는지에 대한 실천적 답변이기도 하다. 명징한 문장보다 곡선적인 비유를 택한 이 시집은 독자들에게 서두르지 않는 위로를 전한다.

박채운의 시는 선명한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독자의 마음속에 작은 떨림을 남겨둠으로써, 사랑이 흐르고 사람이 깊어져 가는 과정을 함께 체험하게 한다. 이번 신간은 속도 지배적인 세상에서 자신의 속도를 잃어버린 이들에게 잠시 멈춰 설 수 있는 ‘시간의 정원’이 되어줄 것이다.

이은희 기자 jcomaqkq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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