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되었다
임 상규
나무가 되었다
그대를 기다리는 나무가 되었다
그대 지나는 길, 쉬었다 가라며
기쁜 마음으로 잎을 열어 나무가 되었다
나무가 되었다
그대를 기다리는 나무가 되었다
그대 그냥 지나칠까 꽃을 피워 향기를 품었다
나무가 되었다
나무가 되었다
그대를 기다리는 나무가 되었다
그대 지나는 길
지쳐 쓰러질까 두려워
튼튼한 뿌리와 단단한 가지 만들어
커다란 나무가 되었다
그냥 지나칠까
그냥 지나칠까
잎사귀 가득,
꽃 향기 가득 품고
그대를 기다리는 나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