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들어 한국은 3명의 민주당 출신 대통령과 또 3명의 보수 출신 대통령을 배출했다. 보수 쪽 대통령의 당은 두 번 이상 당명을 개정했기 때문에 특정 정당을 지칭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국민의힘 전신이라고 보면 된다. 이중 임기를 마친 성공한 대통령은 어느 쪽일까?
그리고 또 몇 번의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가 있었다. 선거 때마다 성적은 비슷했지만 지난 2010년 선거를 기점으로 민주당이 앞서나가더니 지금은 민주당이 현저히 앞서나가고 있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된다.
불과 20여 년 사이에 이런 결과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잘해서가 아니라 국민의힘이 너무 못해서이다. 멀리 볼 필요도 없이 지난 국회의원 선거와 몇몇 지방선거를 복기해 보면 국민의힘이 얼마나 못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전경만의 와이즈 칼럼>
먼저, 현재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제외한 지역구 의석수를 보면, 민주당이 161석, 국민의힘 90석이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70석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입법부와 행정부가 한 당에 의해 지배되는 구조는 행정부의 독주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이 상황을 만든 것은 국민의힘이다.
오죽 못했으면 국회 의석수가 70명이나 차이가 날까?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은 모두 하나의 기관이다. 그리고 지역구 국회의원은 지역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며 지방선거를 지휘하는 지역본부의 거점 역할을 겸하기도 한다. 그런데 지난 몇 년간 국민의힘은 지역거점이라고 볼 수 있는 사고 당협이 많았다. 원외가 되었던, 원내가 되었던 사고 당협이 많았고 이를 바로바로 수습하지 않았다.
수습되지 않은 사고 당협은 모래성처럼 분열됐다. 사고 당협에서 지역 민의는 전달되지 못했으며, 정책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당협을 움직일 만한 인재를 선출하는 데 있어 기존의 정치 세력들이 공을 들이기보다는 줄 세우기에 바빴다. 결국 기초가 무너지면서 그 여파는 국회의원 선거로 이어지고, 다시 지방선거의 거점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는 악순환이 이루어지면서 국민의힘은 거의 망하는 길로 들어섰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대한민국이 21세기를 살아가고 있음을 거의 외면하는 사고방식을 종종 보여주면서 국민의 외면을 받았다. 21세기에 국민에게 총을 들이대려는 전 대통령과 그를 대신해 변명하려는 정치 기득권과 사사건건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미국 바라기 정치인의 어쭙잖은 발언은 부끄럽기까지 했다.
21세기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민의힘 정치인은 한국 대통령의 행위를 미국 대통령이 벌줄 것이라는, 마치 사고방식이 15세기 황제의 시대에 멈춰있는 듯한 발언을 하곤 한다. 이 지경인데 국민감정이 국민의힘에 좋을 이유가 없다.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현재의 선거에 지더라도 조직을 탄탄하게 만들려는 노력과 어떻게 인재를 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선거 때마다 급하게 빌려오는 인재로는 철학을 담기도, 미래를 장담하기도 어렵다.
입법과 행정을 모두 점령한 민주당의 독재를 손가락질하기 전에 스스로의 역량이 국민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함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해보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재능이 있어도 노력과 정성이 들어가야 성공의 문이 열리는 법이다. 꽃이 지고 나서야 봄인 줄 알았다는 한탄은 보수 재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