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불과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정치적 색채가 짙어지고 정책대결이 곧 시작되리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원내·외 의원들과 기초의원들 간의 유대를 통해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 시기가 지금이다.
다음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기나긴 여정의 출발점에 앞서 각 정당은 정당의 뿌리를 맡고 있는 기초의원들의 부패와 도덕적 해이에 대해 점검해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전경만의 와이즈 칼럼>
각 정당이 기초의원 정당 공천제를 포기하지 않고 유지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기초의원 출마자 중 좋은 후보를 고르기 위한 하나의 장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제도가 심화하면서 이 장치는 여러모로 악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질이 부족한 후보들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는 일까지 빈번해지고 있다. 그 결과가 기초의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왔다.
올 한 해를 장식한 기초의원들의 음주 해외여행, 부정 청탁 방지법 위반, 토론 없는 반대를 위한 반대, 부동산 투기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한 뉴스들이 오르내리고 있다. 심지어 기초의원이 시 산하단체의 일부 기관장들에게는 등기 청첩장을 보내고 시청 공무원들에게는 직접 청첩장을 전달하는 일까지 보란 듯이 벌였다.
이런 일련의 어처구니없는 도덕적 참사가 발생한 일차적인 원인은 각 정당이 기초의원 후보를 올바로 공천하지 못한 것에 있으며 이에 대한 책임도 각 정당의 공천 관계자들이 져야 할 몫이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잘 못 한 공천에 대해 정당 관계자들은 고개 숙여 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그것이 다음 선거를 이기기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부패한 동료를 끝까지 방어하면서 가는 것도 승리를 위한 방편일 수 있으나 그것은 시민들에 대한 배신이다. 폭풍우 치는 한 여름에 시민들이 고난을 이겨내고자 하는 그 시기에 음주 해외여행을 갔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임에도 너무도 당당하게 원래 계획에 있었던 일이라며 “저는 시민의 대표”라는 말이 각 정당의 뜻이자 의지는 아닐 것이다.
노동가요의 가사 중에 “일하지 않는 자여 먹지도 마라”라는 구절이 있다.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의 말이지만 이 구절이 요즘에는 선출직 공무원을 향한 비아냥으로 들리는 이유가 듣는 자의 잘못인지 아니면 원인 제공자의 잘못인지 구분이 모호해지게 하는 것은 결코 정치는 좋은 정치가 아니다.
정당 공천제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기초의원들 때문에 시민들이 피곤해졌다면 각 정당은 정당이 가지고 있는 무게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바로잡아야 한다, 그것이 세금을 가져다 급여로 살아가는 자들이 할 일이다. 그것조차 하지 않으려면 정당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