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선거, 동시 지방선거 등, 매 선거철만 되면 공약이 쏟아진다. 이때가 되면 현역들은 자기가 지난 몇 년간 했었다고 주장하며, 도전하는 사람들은 내가 당선되면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조기, 조속 완공을 하겠다는 말들을 한다.
그 대표적인 약속 혹은 공약 중 경기도 수원-화성-오산에서 공통으로 나오는 것이 GTX-C 노선 연장 및 조기 착공 등이 있으며 이번 22대 총선 출마자의 거의 전원이 이 부분을 약속했다. 그리고 공약과 관련 없이 인구수가 차면 당연히 만들어질 학교 신설 관련 공약들도 부지기수이다. 우습게도 도로 확장·포장과 관련 인도도 없는 도로를 확장한다고 자랑하는 어처구니없는 국회의원 후보들도 있다. 이런 당연한 공약 말고 이번 총선과 관련 꽤 좋은 아이디어를 낸 공약을 살펴보면 몇 개가 있다.
0 화성 동탄-서부권역 분리 / 국민의힘 홍형선 후보
화성 동탄과 화성 서부지역의 차별이라는 문제점은 지난 2000년대 초반, 동탄이라는 거대신도시가 출범하면서부터 화성의 행정 권력이 오직 화성 동탄 중심으로 쏠리면서 붉어지기 시작했다. 무려 1,000만 평 상당의 동탄이라는 신도시에 만들어져야 할 소각장은 동탄에 만들어지지 않고 화성 봉담읍과 팔탄면의 경계에 들어섰다. 아침이면 길게 늘어선 쓰레기 운반 차량의 행렬을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화성 봉담 하가등리다.
반면, 동탄에는 문학관에 이어 호수공원에 이르기까지 LH가 만든 주민시설 이외에도 화성시가 많은 문화적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최근에는 400억 상당의 시립미술관조차도 화성 서부지역이 아닌 동탄에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화성 서부지역 시민의 마음은 쓰리기만 한 것이 현실이다.
오죽하면 화성시장을 서부지역 시민들은 ‘동탄시장’이라고 까지 명명할 정도로 화성 동탄에 대한 화성 서부지역 주민들의 반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으며 이를 치유하겠다는 정치인이나 행정가는 많아도 실천가는 없었다. 이유는 동탄지역에 표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외에도 동탄이 아닌 화성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들어서고 있는 각종 매립장 같은 혐오시설 들이 화성 서부지역에 들어서고 있으며, 심지어 수원시의 쓰레기 소각장조차 화성시와 협의 중이라는 말까지 돌아 화성 서부지역 주민들의 피해의식이 커가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홍형선 화성 ‘갑’ 지역 후보는 화성 동탄을 화성에서 분리하자는 공약을 내세웠다. 홍 후보는 동탄과 화성 서부지역은 도시가 만들어지기까지의 태생이 다르기 때문에 미래를 위한 출구전략도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기초부터 정책과 전략 그리고 예산이 완전히 달리 들어가는 것이라면 분리하는 것이 서로 좋다는 일종의 행정구역 개편 공약을 내세웠다. 이 공약이 실현될지는 의문이지만 화성 서부지역 차별에 관한 경각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공약이다.
0 화성 봉담 미디어 센터와 고속버스 터미널 / 국민의힘 석호현 예비후보
화성은 인구 100만 특례시 가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미 인구 100만을 넘겼지만 아쉽게도 화성에는 없는 것이 많다. 그중에 하나가 고속버스 터미널이다. 화성 시민은 자가용이 아닌 대중 교통수단을 이용해 타지방에 가려면 ‘수원 고속버스 혹은 오산 고속버스터미널’을 이용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석호현 예비후보는 "화성 교통의 중심지인 봉담에 고속버스 터미널이 만들어져야 하고, 봉담을 중심으로한 새로운 교통 체계를 완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화성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고속버스터미널을 만들기 위해 정부 부처와 버스업체를 두루 설득해야 하는 고난이도의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또한 화성 고속버스터미널 건립과 관련한 예산 문제도 난제이기는 하지만 화성시민에게는 수원이나 오산에 가지 않아도 될 꼭 필요한 시설이다.
석호현 예비후보가 주장하는 ‘봉담 미디어 센터 설립’은 상당히 미래지향적이며 화성시청 출입 기자들에게는 상당히 호감이 가는 제안이다.
석 예비후보는 현재 화성시민대학으로 운영되고 있는 구 농수산대학의 건물 한 채를 미디어 센터로 전환하자는 공약을 냈다. 그리고 석 예비후보는 화성 봉담 미디어 센터에 화성에 적을 두고 있는 기자들을 상주시켜 화성시가 행정적으로 지원하고, 기자들은 화성시의 행정적 지원을 받는 대신 화성을 위한 기사를 의무적으로 연간 수 건 이상 생산하는 조건을 달고 있다.
또한, 이곳에서는 화성시민들이 유튜브를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유튜브를 만들고자 하는 화성시민들에게 장비와 교육 등의 편의를 제공하며 만들어진 콘텐츠가 화성 알리기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금전적 지원도 추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리고 봉담미디어 센터에서 화성을 방문하는 외부인들에게 화성을 알릴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 각종 인터뷰나 기자회견 등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게 한다면 화성 ‘봉담 미디어 센터’가 경기도의 언론 미디어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디. 그리고 지역 상권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화성 서부지역 차별에 대항하는 공약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구) 농수산대학은 봉담 효행지구 개발과 관련 효행지구 택지의 녹지로 분류되어 있으며 화성시가 시민대학으로 부분 운영하고 있어 고위 정책자의 협상 여지에 따라 ‘봉담 미디어 센터 설립’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0 수원 다섯 번째 구청 신설/ 더불어민주당 이병진 예비후보
수원에 다섯 번째 구청을 만들자는 제안은 아쉽게 컷오프당한 수원 ‘무’ 지역의 더불어민주당 이병진 예비후보의 공약이다.
인구수 대비 공무원이 부족한 도시의 대표주자는 수원 특례시이다. 수원특례시는 평균 120만 명의 인구수를 유지하고 있는 비교적 큰 도시다. 여기에 등록되지 않은 외국인 숫자와 유학생 숫자 등을 감안하면 행정수요가 매우 큰 도시이지만 구청은 4개 구청(장안, 팔달, 영통, 권선) 이 전부다.
반면 국회의원은 인구수가 많아서 5명을 선출한다. 이에 이 후보는 아예 구청을 한 개 더 늘여 국회의원 출마지역에 따라 구청사를 한 개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정안전부에서는 절대로 찬성하지 않겠지만 선거구 지역과 행정구역을 일치시키는 것들이 민주주의 기본 원칙이라고 보면, 아주 좋은 공약이며, 앞으로 수원이 행정적으로 나아갈 방향이다. 주 생활권역이 행정권역과 다르고, 선거 구역조차 다르다면 고쳐나가는 것이 마땅하다.
0 수원 방송국을 e-sports 전진기로 / 김용남 전 국회의원
김용남 전 국회의원은 이번 총선과 관련 제일 먼저 수원 팔달지역에 국민의힘 후보로 등록하며 수원 팔달구에 있는 KBS 지역 방송국을 e-sports의 전당으로 활용하자는 공약을 냈다. 이후 국민의힘을 탈당하기는 했으나 김 전 의원의 공약은 수원에게 있어 솔깃한 제안이다.
수원을 전체적으로 보면 수원은 지난 2010년 이후 완전히 성장을 멈춘 도시다. 2010년 이후 수원은 생산지역과 주택지역을 구분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끊임없이 아파트만을 늘려왔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인구수는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과밀지역이 되면서 사실상 기업 유치는 완전히 끝이 났다. 대학 증설조차 힘든 지역이 되면서 불교부 단체이었던 수원시는 불과 몇 년 만에 교부 단체로 추락했다.
또한 잘못된 정치적 계산으로 자체 영통 소각장을 대체할 소각장 부지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현 이재준 수원시장이 정권을 인수받았다. 이런 현실 등을 감안하면 큰 면적의 땅이 필요하지 않은 e-sports 구장 설립은 수원의 경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묘수다.
오늘날 e-sports는 게임이 아니고 산업이다. 우리나라의 프로야구단 중 하나는 게임산업을 기반으로 한 회사가 운영하고 있다.
e-sports를 통해 젊은이들을 모으고, e-sports를 보조할 기업들이 모여들면 수원은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 대신, AI를 지향하는 기업들을 타 시군에 비해 유리하게 모을 수 있다. 젊은이 들을 모을 수 있는 시설이 시의 자산이자 미래 산업의 먹거리라고 보면 수원 방송국을 e-sports 전용구장으로 만들자는 계획은 확실히 한 수 앞서 수원의 미래를 내다 본 공약이다.
안성 한경대학교 의과대학 신설 / 국민의힘 이영찬 예비후보
경선에서 탈락했지만 이영찬 예비후보의 ‘한경대학교 이과대학 신설’ 공약은 누가 안성의 국회의원이 됐던 시도해 볼 만한 공약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안성은 이웃 평택보다 앞서 나가는 도시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도농복합도시이면서 확실하게 인구수도 늘어나지 않는 도시 안성에 필요한 것은 유수의 기업 유치도 있지만 무엇보다 종합병원이다.
그러나 종합병원을 유치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안성의 인근에 있는 오산시의 경우, 지난 10여 년간 서울대 병원을 유치하겠다며 온갖 야단법석을 떨었다. 그 와중에 전임 시장과 현 국회의원이 병원부지와 관련해 각종 설가지 난무하는 등 잡음이 많았음에도 병원 유치는 끝끝내 실패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안 중의 하나가 기존 대학 내에 의과대학을 신설하는 방안이다. 한국에서 국민들이 요구하는 의료복지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의사 부족은 늘 있었던 현상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 윤석열 정부에서 의사 인구를 2,000명 늘리겠다는 폭탄 발언을 해 현재 사회 문제가 되고 있지만 의사 숫자가 부족하다는 사실은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기존의 대학에 의과대학을 유치하고 이를 통해 종합병원을 설립하는 방안은 일석삼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제안이다. 그리고 종합병원이 들어서면 안성시민의 숙원사업 해결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되는 솔깃한 제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