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의회와 갈등만 남긴 오산

  • 등록 2024.07.09 08: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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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를 위한 반대에 매몰된 오산시 행정

민선 8기 오산시의 시작은 좋았다. 12년 동안 장기 집권했던 민주당 지방정부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보수 정권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의힘 소속 이권재 시장의 시대가 시작됐다. “고인 물은 썩는다”라는 말처럼 장기 집권의 여파로 해이해진 조직 정비부터 시작한 이권재 지방정부는 지방재정을 아낀다는 명목으로 방대했었던 조직들을 축소 시켜나갔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만 좋았다.

 

오산 집행부와 달리 총원 7명의 오산시의회는 민주당 5명, 국민의힘 2명의 의원이 당선됐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시작부터 의장, 부의장이라는 요직을 차지하고, 예산 심의권을 볼모로 집행부를 압박했으며, 오산 집행부는 거의 식물 지방정부로 전락한 수준이 됐다. 그리고 의회는 파행의 연속으로 집행부의 발목을 잡았다.

 

▲ 오산시청

 

집행부와 의회가 아직 허니문 기간이었던 지난 2022년 12월 오산 풍동 물류센터 출입구 문제에 대한 논쟁으로 오산시의 2023년 예산심의는 중단됐었다. 전임 민주당 정권 시절 설계변경 승인까지 나고 준공에 이르렀지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막무가내로 출입구 문제에 대해 딴지를 걸며 심의 중단에 들어갔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오산시의회는 23년 3월 오산 터미널 부지 활용의 건으로 예산심의 중단과 집행부 집단퇴장이 있었으며, 그해 4월에는 거수기 논쟁으로 또다시 중단됐다. 급기야 9월 말에는 오산체육회장의 발언을 빌미로 오산시의회는 10월 들어 무기한 정회를 선포했다.

 

그리고 이어진 24년 오산시의회의 북유럽 연수로 인한 파동이 이어지면서 오산시 집행부는 의회의 무리한 인사 요구를 받았지만 거절하지 못했다. 이어 시 행정 광고 집행에 대한 권리마저 의회의 제약을 받으면서 오산시는 완벽한 식물 집행부가 됐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오산시 집행부가 의회에 끌려다니며 난타당하는 기간에도 오산시 집행부가 손을 다 놓은 것은 아니었다. 지난 수년간 오산의 최대 쟁점이었던 오산 서울대병원 부지와 관련 오산시 집행부는 몇 개의 사실을 밝혀냈다. 우선 오산 서울대병원 부지 환급 미통보와 관련해 백억원이 넘는 예산을 벌금으로 내야 했던 이유를 일부 공개했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들은 구상권 청구에 대한 포럼을 열었으나 실제 구상권 청구가 진행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오산시는 환급금 미통보 청구 소동에도 불구하고 오산 서울대병원 부지의 활용 방안에 대해 집권 2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계획을 발표조차 못 하고 있다. 약 3만여 평에 이르는 부지를 오산 시민을 위해 언제, 어떻게, 누구를 위해 활용할 계획인지 전임 정권과 똑같은 방법으로 입을 다물고 있다.

 

이 외에도 거의 포기했었던 세교3지구 개발이 다시 국토부에 의해 진행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이 있었으며, 오산 운암뜰 개발사업과 관련 오산시가 도시공사를 설립해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었다. 그리고 오산 도시공사의 설립과 관련 집행부의 도시공사 설립 관철과 의회의 줄기찬 반대가 1년여를 끌어오면서 오산 민선 8기 집행부의 시간은 다 흘러갔다.

 

그리고 오산시의회와 집행부가 대립하는 동안에도 입에 올리기 거북한 자잘한 사건들이 있었으며 이는 집행부의 발목을 잡으면서 지난 2년 동안 거의 한 일이 없는, 급여만 축냈던 시간 들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약간의 변화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지난 15년 동안 오산시가 매년 10월 열었던 독산성 축제는 예산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간신이 명맥만 유지되는 축제로 남았다. 반면 특정 종교를 상징하는 인물을 내세운 행사는 7억이 넘는 예산을 가져다 쓰면서 오산 시민들의 비난을 받았다. 여기에 고위층 자녀의 공개결혼식과 자서전 출판기념회까지 이어지며 비판은 비난으로 이어지고 그 수위는 갈수록 높아졌다.

 

여기에 더해 변변한 공원이 없는 오산시의 현실을 감안해 오산천을 생태하천에서 친수하천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오산천 둔치를 공원으로 돌려주자던 이권재 시장의 공약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수준이 됐으며 이 마저도 오산 환경운동단체의 반대에 직면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이권재 오산시장

 

오산 민선 8기는 무기력 그 자체로 2년의 시간을 축내면서 시 집행부가 왕성한 리더십과 활동력을 보여주었다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시의회가 집행부에 딴죽을 걸고, 걸린 딴죽에 시장이 넘어지는 방법을 잘 알려준 한편의 개그 프로그램이었다.

 

그리고 넘어진 사람들의 끊임없는 발언들 “시의회 때문에, 뭔들, 시의원들 때문에”라는 초라한 촌철살인은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반대를 위한 반대의 난무와 “법적으로만 문제 되지 않으면 도덕적으로 문제가 돼도 하자가 없다”라고 손가락을 들어 서로가 서로에게 상대방을 지목하는 오산시의 지난 2년은 미래를 위해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평가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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