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한국어 한두 마디쯤은 하는 시대가 지금이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외국에 나가서 한국어로 욕하면 다 알아듣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한국의 위상은 커지고 있다.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에 이어 소설가 한강 씨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이르기까지 작금의 한국은 어느 분야 하나 빼놓지 않고 빛이 나고 있다. 딱 한 가지 정치만 빼고 말이다.
한국의 노래와 음식, 의복 그리고 전반적인 문화에 걸쳐 한국의 것이 훌륭한 것이라는 평가가 주를 잇고 있지만 유독 정치만 삼류라는 박한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유가 역사에서 기인한 것일까? 파당 정치와 세계사의 흐름에 올라타지 못했던 과거의 정치인들을 답습하는 작금의 정치에서 국민은 혐오와 환멸을 느낀다.
▲ 전경만의 와이즈 칼럼
남북으로 갈라져 반세기가 훨씬 넘도록 대립만 하는 상황에서 대통령 뽑아 놨더니 그저 대립의 구도만 더 강해지고 있다. 어떻게 하던 이 대립 구도를 깨뜨리고 평화와 안정을 모색해 보라 했더니, 대립만 더 키우고 있다. 또 남북 간의 긴장 수위만 올리는 정치를 하고 있다. 그런 정치는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할 수 있다. 남북 간에 아무것도 안 하고 서로 비방만 해도 긴장의 수위는 높아간다. 작금의 대통령이 하는 짓이 딱 그거다. 뭐 하러 뽑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여당과 야당의 행태도 비슷하다. 바른 정치를 하라 주문했더니 오직 대통령 눈치 보기 정치만 하다가 이제는 말로는 민생이라면서 실제는 영부인 방어정치만 하고 있다. 그리고 야당은 한술 더 떠 오직 대통령 부인 비난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대통령 부인의 비리를 찾고 처벌하자고 온 힘과 당력을 모으고 있다. 현 대통령 부인의 비리는 시간이 지나도 처벌할 수 있다. 국민의 아픈 곳을 찾아서 위로하고, 위문하고 함께 살길을 모색하기 바쁜 시간에 오직 대통령 부인에 대한 혐오만을 찾아서 국민에게 전달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이 보기에 좋을까?.
덕분에 입법부는 사법부를 불신하고, 입법부는 권력자의 눈치에 의해 움직인다는 오해를 국민에게 뉴스 시간마다 반복적으로 주입하고 있다. 국민은 이런 정치권이 싫다. 그리고 혐오스럽다. 대통령이 삼류의 인사를 한다고 삼류의 정치를 따라 하는 것도 아니고 오직 상대방 흠집 내기와 비난에만 몰두한 정치에서 국민의 살길이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지금의 정치는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고 오직 우두머리를 위한 정치이며 자신의 공천권을 쥐고 있는 자에 대한 패거리 정치일 뿐이다. 지방자치가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국회의원이 지역의 주요 사안에 의견을 내거나, 여론을 수렴하기보다 오직 주군의 행사에만 참석하는 것이 당선에 효율적이라는 비아냥 같은 고백에 국민 억장이 무너지는 지금이다.
삼류가 정치를 이끌어 감에도 국민은 쉬지 않고 달리고 있다. 완장만 차면 패거리를 나누어 이권을 놓고 싸우는 정치인들과는 달리 국민은 오늘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피난 길에 오른 선조의 궁궐을 왜군이 불태운 것이 아니고 백성들이 불태웠다는 진실이 반복될 수 있음을 작금의 정치인만 모른다. 왜냐하면 한국의 정치인들 대다수가 반성을 기회로 삼을 줄 모르는 삼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