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기호품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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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파치노/ 키아누리브스/샤를리즈 테론........1997 테일러 핵포드 감독
소란스러운 법정에서 검사는 변호사에게 의기양양한 듯, 피고인의 유죄를 주장한다. 누가 봐도 의심할 것 없는 미성년자 강간범을 향해 화면은 죄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말해준다. 당황스러운 표정의 변호사는 잠시 휴정을 요구하며 화장실로 달려가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이겨야 한다”는 마음을 다잡는다.
▲ 알파치노의 연기력에 대한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영화 '데블스에드버킷'
'존 밀턴'역의 '알파치노'
지금까지 한 번도 저본 역사가 없는 케빈(키아누 리브스), 64번의 변호에서 모두 승리했던 그의 이력에 오점을 남길 수 있는 미성년자 강간범 사건.
화장실에서 돌아온 케빈은 강간 사건의 증인으로 나선 소녀의 신뢰도를 문제 삼아 강간사건 가해자의 무죄를 이끌어 낸다. 그리고 케빈은 양심의 가책을 뒤로하고 그의 아내 메린(샤를리즈 테론)과 스텝들을 모두 불러 승리의 자축 파티를 연다.
술잔이 오고가는 도중 거나하게 취한 케빈에게 일생일대의 스카웃 제의가 들어온다. 뉴욕에 있는 세계최고의 로펌회사인 ‘존 밀턴’에서 거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그의 이직을 권고 받고 환호를 한다.
케빈은 ‘밀턴’ 이라는 거대 로펌사의 힘과 돈에 반하고 사주인 존 밀턴(알 파치노)의 해박한 지식에 매료되며 그에게 빠져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며 자신의 미래가 시공에서 썩지 않는 것임을 확인한다.
밀턴으로 이직한 뒤 첫 소송에서 불가능에 가깝다는 보건법 위반 사건을 맡아 승소한 케빈은 회사 내에서도 중요한 요직을 맡을 정도로 유명해진다. 밀턴에서 거듭 어려운 사건을 맡을수록 케빈에 대한 신뢰도는 올라가지만 반대로 그의 사생활은 엉망이 되어 가고 만다.
자신의 아내 메린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갈수록 줄어들고, 점차 신경쇠약증에 걸린 메린은 급기야 환상을 보고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사태에 까지 이르지만 승리하는 재미에 빠진 그는 언제나 법정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
▲ 케빈의 아내 메린 메린역으로 출연한 배우 '샤를리즈 테론'
어려울 것이라는 재판을 승리로 이끈 케빈은 뒤늦게 근심스런 표정으로 병원을 찾아간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아내는 케빈 앞에서 목을 그어 자살을 한다. 충격에 휩싸인 케빈이 자신과 자신의 아내에게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이 ‘존 밀턴’과 관련 됐어있음을 느끼고 그를 찾아가 해명을 요구하지만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싸늘한 냉소와 회유뿐이다.
화를 억제하지 못한 케빈은 급기야 총을 들고 만다. 총으로 밀턴을 쏴 버린 케빈은 그제야 그가 인간이 아닌 존재임을 알게 된다. 존 밀턴은 현세는 자신의 시대라며 밀턴은 법이면 안 되는 것이 없는 세상의 주인이 되라며 유혹을 한다.
▲ 영화는 시종일관 현실에서는 악이 실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 사진은 알파치노와 키아누리브스
아버지이기도 하며, 사탄인 밀턴은 신이 인가에게 준 가장 큰 선물 ‘자율의지’를 이용해 케빈에게 자신의 진정한 가족이 되라며 법위의 세상에서 함께 살자고 제안한다.
‘영화 데블스 어드버캣’은 많은 팬들을 가지고 있는 영화다. ‘알파치노, 키아누 리브스, 샤를리즈 테론’ 어떤 한사람만으로도 충분히 한 편의 영화가 제작 가능한 사람들이 모여 만들었기 때문이었을까? 영화는 시청자들을 진지하게 화면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그리고 영화는 시종일관 우리에게 강요한다. “허영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기호품”이라는 문구를 강조하며 오늘날 인간이 만든 법과 돈이 자체가 가진 자들의 유희를 위한 도구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법률만능중의로 빠져버린 미국의 일탈에 경고를 하지만 영화의 경고는 미국 사람에게만이 아니라 오늘날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영화 ‘데블스 어드버킷’은 지난 1997년 작으로 테일러 핵포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