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문정희는 지난 1969년 `월간문학`으로 등단이래 특유의 시적 에너지와 삶에 대한 통찰로 문단과 독자 모두의 사랑을 받아왔으며, 현대문학상, 소월문학상, 정지용문학상등 다수 수상
저서로 문정희시집, 새떼,혼자무너지는 종소리,찔레, 하늘보다 먼곳에 메인그네,별이뜨면 등등의 시집이 있다.
담쟁이
잊어버리리
담쟁이 잎처럼 무성히 띄운
그대 편지속의 푸른 눈빛을
밤마다 뻗어가던 그리움
하늘이 닿아
어디쯤 별이 되었을 그 시간을
애석한 손목처럼 놓아버리리
지는 해 아래
소리없이 여의어가는
담쟁이를 보리
허공에 메달아 놓은 휘파람 소리
전신으로 끌어 안던 질긴 사랑
모두 풀어버리고
하나의 위로처럼 빈 들녁으로
사라져가는
꿋꿋하고 아름다운 이름을 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