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철원 출생
2016년 한국문단 제 95회 창조문학신문 시조 장원
2017년 한국동시조 등단
제 9회 국민일보 신춘문예 장려상 수상
2017년 수원문학인상 수상
한국문협 수원지부, 열린시학회, 두레문학, 우리詩, 한국문인선교회 회원
당신과
함께 이 길 걸을 때
지상은 천국이 되고
나는 기름을 준비한 신부가 되죠
당신의 음성이 들리지 않으면
두 손 모으고
당신을 기다립니다
어떤 날은
꿈에서조차 보이지 않아도
당신을 사랑하는 믿음으로 행복합니다
숨길 수 없는 사랑
날마다 함께하는 꿈을 꿉니다.
시읽기/ 윤형돈
사람에게 숨길 수 없는 게 세 가지 있는데 그건 바로 기침과 가난과 그리고 사랑이다. 거친 숨이 목구멍에서 터져 나올 때, 궁핍의 실밥이 터져 알궁둥이가 보일 때와 누군가 애틋하게 그리워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이 생길 때는 굳이 숨기려고 애를 써도 소용없는 일이다. 숨을 들이 마실 때마다 10개의 근육이 움직이고, 숨을 내쉴 때는 8개의 근육이 사용된다고 한다.
사랑할 때 사용되는 숨과 근육은 아마도 온 몸과 마음과 영혼의 총화일진대, 그것은 공기를 들이 마시고 내쉬는 과정만큼이나 생명의 영위에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시편의 마지막 장 150편엔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하라’는 말씀이 나온다. 여기 황병숙 시인의 성시는 시편 151편의 ‘경외 성서’에 해당 된다 1절은 당신과 함께 이 길 걸을 때 지상은 천국이 되고 나는 기름을 준비한 신부가 되죠 2절은 당신의 음성이 들리지 않으면 두 손 모으고 당신을 기다립니다.
3절은 어떤 날은 꿈에서조차 보이지 않아도 당신을 사랑하는 믿음으로 행복합니다. 4절은 숨길 수 없는 사랑 날마다 함께하는 꿈을 꿉니다. 구구절절이 숨은 숨결이요 사랑이며 생명이다. 엄숙히 우러르는 숭앙의 발로에 더 이상 설명의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신랑 되신 그 분을 맞이하기 위해 등불 들고 기다리는 신부의 모습이 하염없이 아름답기 그지없어서다.
언약의 성채로 나아가는 고단한 순례자의 신앙고백이요, 상아처럼 고른 치열齒列의 믿음과 우슬초로 정결하게 씻은 시어의 마디마디가 불경不敬하기 짝이 없는 성문 밖의 무리들을 마냥 부끄럽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