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이 아닌 통상의 시기에서 국회의원을 만나려면 온갖 절차를 거친다. 국회가 있는 의원회관에서 면담을 요청에도 절차가 필요하고, 지역구 사무실에서 면담을 요청하면 비서들이 어깨가 올라간 상태로 일정표를 만지작거리며 이것저것 묻기 일쑤다. 그나마 만날 수 있으면 다행이다.
어쩌다 의정 보고회라도 하면 질문을 하려 해도 막히기 일쑤이며 성실한 대답보다는 “그건 당신이 잘 몰라서 그래!”라는 핀잔 섞인 식의 무성의한 대답이 대부분이다. 물론 안 그런 국회의원도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지난 4년간 지역 기자들조차 만나길 꺼리는 현역 국회의원들이 그나마 지역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다니는 시기가 선거철이다.
<전경만의 와이즈 칼럼>
선거철 이외에는 보좌관들이 운전하는 승용차에 앉아 이동하다 보니 어느 길이 막히고, 혼잡한지도 모르고, 심지어 대중교통의 요금은 고사하고 버스의 이동 경로조차 모르는 국회의원들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어떤 국회의원은 자신이 받아왔다고 자랑하는 예산으로 인도가 만들어지는지조차 몰랐다고 하는 의원도 있다. 그럼에도 연간 1억 원이 넘는 세비는 꼬박들 잘들 챙겨가기 때문인지 당선만 되면 얼굴의 때깔은 다들 좋아진다.
얼굴에 기름기 넘치던 국회의원들의 얼굴이 까칠해지면서 아침저녁으로 시민들에게 얼굴을 보이는 시기가 선거철임은 분명하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역 입구나, 행인의 왕래가 빈번한 사거리에서 인사를 하며 평소에는 절대 안 하던 악수를 청하는 미래의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에게 이때나마 사람대접받기는 하지만 그 얄팍한 수에 속아 넘어가면 향후 4년은 절대 볼 수 없는 얼굴들이기도 하다.
국회의원 후보들이 나누어 주는 명함을 보면 ‘국민을’ 혹은 ‘시민을’ 위한다는 문구는 기본이고 ‘혁신, 희망, 봉사, 노력’ 등 좋은 말들은 다 들어가 있다. 그러나 명함을 받아 든 사람 중, 그 좋은 단어들이 다 실천될 것이라고 믿는 시민은 드물다. 어차피 사탕발림이라는 거 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선거를 해야 하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사람의 운명이라면 ‘최선’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기 위해 읽어는 봐야 한다. 차악 대신 최악을 뽑으면 뉴스를 보며 저녁에 식사를 할 때마다 체하는 수가 있다. 한 마디로 육체 건강 및 정신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때문에라도 잘 뽑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