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땅출판사가 ‘해그림자’를 펴냈다.
▲ 손인계 지음, 좋은땅출판사, 256쪽, 1만4500원
이 시집은 사물과 현상을 단순히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이면에 숨겨진 생의 비의를 탐구하는 데 집중한다. 표제어인 ‘해그림자’가 함축하듯,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삶의 명암을 따뜻하면서도 예리한 언어로 포착해 냈다. 저자는 세월이 남긴 흔적을 고통이나 허무로 치부하기보다 그것이 지닌 고유한 결을 살피며 서정적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다.
본문은 총 5부로 나뉘어 저자의 시 세계를 입체적으로 보여 준다. 계절의 순환 속에서 발견한 자연의 섭리부터,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그리움과 고독 그리고 근원적인 존재에 대한 질문들이 촘촘하게 배치되어 있다. 각 시편은 불필요한 수사를 걷어낸 정제된 문장들로 채워져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시어 사이의 여백을 온전히 느끼며 사유에 잠기게 한다.
특히 사물을 바라보는 저자의 독특한 관점은 일상적인 풍경을 낯설고 새롭게 변모시킨다. 익숙한 사물에서 생의 원리를 발견하거나, 찰나의 순간을 영원한 이미지로 고정하는 시적 장치들은 독자들에게 신선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이는 단순히 읽는 시를 넘어,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다시 보게 만드는 힘을 지닌다.
‘해그림자’는 바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과 같은 작품이다. 시인이 건네는 조용한 속삭임은 삶의 무게에 지친 이들에게 정서적 해방감을 안겨 주며, 존재의 의미를 다시금 확인하게 돕는 귀한 선물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