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배우기는 쉬워도 한국어 자체의 어려움은 극상의 난이도에 해당한다는 현실을 한국어를 배워본 외국인이라면 다들 하는 이야기다. 그도 그럴 것이 잠깐만이라도 생각해보면 우리 말에는 경어체가 따로 있고, 하나의 단어로 몇 가지의 상황 연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오랜 시간 생활하지 않으면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어감들이 한국어에는 존재한다. 가장 한국적 언어를 사용했던 김소월의 시(詩) ‘산유화’를 외국어로 옮기면 산유화의 어감에서 오는 느낌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까? 아마 힘들 것이다. 모든 언어의 단어에는 어감이 있다. 그중 한국인이 사용하는 단어에는 너무도 다양한 어감이 있어 이것을 외국어로 옮기는 일은 몹시 어렵다. 얼마나 어려우면 최근 미국에서조차 인기가 높아진 한국 드라마를 더빙이 아닌 자막을 이용해 한국어 그대로 방영할 정도라고 한다.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있네. 산에서 우는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한국어의 어려움은 한국 민족을 다른 민족과 구별하는 요소이기도 하며 구성원이기도 하다. 삼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