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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의 일반직 공무원 확대 움직임을 주목하며

<외부기고> 박복현 21세기 안보전략연구원 정치학 박사

중요한 것은 예산의 크기만이 아니라,

이를 설계하고 집행하는 조직이 충분한 군사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느냐는 점

 

최근 국방부 조직 내에서 일반직 공무원 비중이 확대되며, 현재는 일반직 공무원과 군인의 비율이 약 7대3에 이르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문민통제 강화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문민통제의 본질을 형식적으로만 이해한 결과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상존하고,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무력 충돌이 증가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 문제는 단순한 인사 정책이 아니라 국가 안보 체계 전반의 방향성과 직결된 사안이다.

 

▲ 박복현 21세기 안보전략연구원 정치학 박사

 

문민통제(civilian control of the military)의 핵심은 군을 누가 관리하느냐가 아니라, 군사력 사용에 대한 최종 결정권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민간 권력에 있다는 데 있다. 대통령과 국회, 민간 국방장관이 정책·법률·예산을 통해 군을 통제하는 것이 문민통제의 본질이다.

 

이는 군사 전문성을 행정 조직에서 축소하거나 배제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실제로 다수의 민주국가들은 문민통제를 확고히 유지하면서도 국방 정책의 핵심 영역에서는 군 경험과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은 민간 국방장관 체제 아래에서도 현역 장성과 군 출신 인력이 국방부 정책 결정의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프랑스와 독일 역시 문민통제를 유지하되 행정·재정은 민간이, 작전·전력은 군이 담당하는 기능적 혼합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문민통제를 이유로 군사 전문 인력을 조직에서 주변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반도의 안보 현실은 이러한 국제 사례보다 결코 덜 엄중하지 않다. 한국은 휴전 상태가 지속되는 분단 국가이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상시적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미·중 전략 경쟁 등 세계적 전쟁 증가 추세는 군사 전문성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방부 내 군인 비중이 30% 수준에 머무는 현재의 7대3 구조가 과연 현실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더 강한 국방력’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방예산은 보수정권 시기보다 민주정부 시기에 더 큰 폭으로 증가해 왔으며, 이는 문민통제와 국방력 강화가 양립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예산의 크기만이 아니라, 이를 설계하고 집행하는 조직이 충분한 군사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방부 인력 구성은 전면적인 일반직 확대가 아니라 조정과 재균형의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군사 전문성과 행정 전문성을 함께 살릴 수 있는 6대4 모델, 나아가 기능별 분업을 전제로 한 5대5 균형 모델까지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는 군의 정치 개입을 허용하자는 것이 아니라, 문민통제의 틀 안에서 국방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적 조정이다.

 

일반직 공무원 확대는 투명성과 행정 효율성 측면에서 분명한 장점을 지닌다. 그러나 그것이 군사 전문성의 상대적 약화로 이어진다면, 문민통제의 취지를 오히려 훼손할 수 있다. 문민통제는 군을 약화시키는 제도가 아니라, 민주적 통제 아래에서 군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국방부 인력 구성 문제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과 균형의 문제다. 남북 대치와 세계적 전쟁 증가라는 냉혹한 환경 속에서, 문민과 군사의 비율 또한 고정된 정답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형식적 수치가 아니라, 강한 군사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실질적 문민통제이며, 그 출발점은 국방부 조직 구조에 대한 냉정한 재검토일 것이다.

 

 

●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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