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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통령이 골목 양아치도 아니고….

자진 출두하면 될 일을 경찰력에 행정력 낭비까지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식의 계엄령이 지난해 12월 3일에 있었다. 농담 같은 계엄령 발동은 현실이었고 국회는 즉시 입법부의 권한을 발동해 계엄령 해제를 의결했다. 어이없는 계엄령이라고 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모두가 가슴 철렁했던 순간이었다.

 

다행히 북한은 조용했고, 인명 손실은 없었다. 지난 과거의 한국 역사를 돌아볼 때 군 통수권자의 계엄은 모두 피를 불러온 참사가 있었기 때문인지 한국에서의 계엄은 바로 독재와 이에 저항하는 피 흘리는 시민이 연상된다. 그런 이유로 윤석열의 계엄은 지탄받아 마땅하고, 계엄 실행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한다.

 

 

<전경만의 와이즈 칼럼>

 

그래서 국회는 대통령의 탄핵을 의결했고, 헌법재판소는 국회의 의결에 따른 대통령 탄핵에 대한 법적 검토에 들었다. 이와는 별개로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는 대통령의 행위가 위법한지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수사의 대상이 된 대통령이 경찰이나 공수처의 소환에 응하지 않는 파렴치한 일이 반복되면서 대통령이라는 직위가 가지고 있는 무게가 가소로워지고 있다.

 

법원의 영장을 받아 대통령의 신병을 인도받아 수사하겠다는 것은 법적 절차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연일 이를 거부하면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경찰은 대통령이 머무는 관저에 특공대를 투입할 수도 있다는 강경 자세로 나오고 있으며, 직무가 정지된 대통령은 경호처 직원들을 방패 삼아 경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다. 참으로 볼썽사나운 꼴이다.

 

생각해보면 대통령씩이나 했던 사람이 무엇이 그리 두려운지 법원의 영장 심사를 받은 경찰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며, 물리력을 행사한다는 자체가 한심한 일이다. 잘못한 게 없고, 두려운 것이 없다면 경찰에 가서, 경찰의 요구대로 조사받으면 될 일이다. 무슨 드라마에 나오는 재벌 양아치도 아니고 대한민국 대통령씩이나 했던 사람이 경찰에 소환에 응하지 않아 경찰과 경호 인력 간의 소모전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어나는 일이 결코 정상은 아니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로 잡겠다는 대통령이 자신의 공약을 기억하지도 못하고, 가장 비정상적 행위를 하는 덕분에 대한민국은 불안하다. 대통령이 영장 심사를 받은 경찰의 요구를 거부하면 일반인도 그렇게 할 수 있느냐는 생각도 든다.

 

영장이 있음에도 경찰의 소환에 물리적으로 대응해 버티는 선례를 대통령이 남긴다는 것 자체가 법 집행에 대한 오판을 불러올 수도 있다. 대통령이라는 직함을 가졌던 사람이 그 모양일진대 앞으로 모든 범죄 혐의자들은 경찰의 체포에 대해 물리적힘을 동원해도 된다는 모습을 대통령이 몸소 보여줄 이유가 있을까!

 

대통령은 무슨 동네 조폭이나 양아치가 아니다. 누구보다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줄 의무가 있는 신분이다. 솔선해서 법을 어기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나라 망신시키고 행정력 낭비하게 하고, 정치력 고갈하게 만드는 일은 삼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이 최소한 대통령이라는 직위를 가졌던 사람의 자존심이자 자존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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