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오세영
언제인가 한번은
우지마라 냇물이여,
언제 인가 한 번은 떠나는 것이란다.
우지마라 바람이여,
언제 인가 한 번은 버리는 것이란다.
계곡에 구르는 돌처럼,
마른 가지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삶이란 이렇듯 꿈 꾸는 것,
어차피 한 번은 헤어지는 길인데
슬픔에 지치거든 나의 사람아.
청솔 푸른 그늘 아래 누워서
소리없이 흐르는 흰 구름을 보아라,
격정에 지쳐 우는 냇물도
어차피 한 번은 떠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