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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

    허 시중

시조시인

민들레 지구촌 교회 장로

(주)스카우트 경영고문

한국가을문학 편집위원장

한국미소문학 작가회 운영이사

오산문인협회 회원

한국산림보호 편집장

 

 

      벌 초  / 허 시중

 

 

한식 청명이나 추석 명절이 돌아오면

식솔들 거느리고 벌초를 다녔다

 

종중의 남자들

다 모여서 벌초 한 후 성묘 음식을

나눠 먹을 땐 참 좋았다 

 

도시 근교에 있던 선산과 묘 들이 전부

신도시 건설 한다고 수용되어 

수십억원 보상금이 나왔다

 

들떠 있던 종원들의 기대와는 달리

종중산 소유주로 등기돼 있던 개망나니 장손이

그 많은 보상금을 들고 야반도주를 했다

 

닭 쫓던 개꼴이 된 종원들

그제사 공동명의로 소송을 제기 했으나

약빨 남은 변호사를 산 종손에게 패소 했다

 

남은 친척들 묘 이장도 각자가 하고

맑은 시냇물과 울창한 숲이 사라졌고 

시멘트 닭장 같은 고층아파트 숲으로 바뀌어 

벌초할 일은 없어졌다

 

죽 쒀서 개에게 준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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