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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디자인한 섬 제부아일랜드 ①



 “어린아이는 업고,
 노인은 부축해 바닷길을 건너는 신비의 섬 제부도”


태양과 달 그리고 지구가 만들어내는 인력은 가끔 인간의 눈으로 믿기 어려운 기적을 보여준다. 그중에 하나가 모세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바다의 갈라짐이다. 우리나라에서 바다가 갈라져 길을 만드는 장관을 볼 수 있는 지역은 진도와 제부도가 유명하다.

특히 제부도는 하루 두 번 모세의 기적을 보여준다. 달의 인력에 의해 썰물이 만들어질 때 마다 길이 열리는 제부도, 밀물에 의해 물이차면 그냥 바다이지만, 물이 빠져나간 그 자리에는 섬으로 연결되는 신비의 바다길이 만들어진다.


   ▲ 제부도의 필수 사진코스 '매바위'


   ▲ 매바위 인근에서 조개를 찾는 사람들

서울에서 제부도까지는 약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가려면 수원까지 지하철이나 열차를 이용해 내려온 다음 버스를 타면 쉽게 갈 수 있다. 수원역 앞에는 제부도까지 가는 버스가 많다.

육지에서 제부도까지의 사구 길이는 약 2.3Km 정도다. 연인과 걸어서 들어가도 좋고 자전거를 이용하면 더욱 좋다. 바닷물이 빠진 제부도 길에 들어서면 시원한 바닷바람이 사람을 반긴다. 자동차를 타고 있다면 유리문을 다 내리고 바다 냄새를 맘껏 맡아보는 것도 좋다. 일자로 곧게 있는 길이 아니고 S자 모양으로 이어진 길은 바다와 모래가 만들어 낸 곡선이다.

섬과 연결된 바닷길의 입구에는 여러 횟집들이 손님들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제부도 특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 서해 낙지를 파는 집을 비롯해 각종 조개구이를 파는 집들이 길게 늘어져 “한번 먹어보고 가지 않으면 후회하실걸!”이라며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다. 제부도 바지락은 서해에서도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아도 많은 것을 먹어볼 수 있다. 근래 들어 제부도 일대에서의 바가지요금은 거의 사라졌다.


   ▲ 산책로에서 만나는 풍경

제부도 여행의 시작 부분에는 제부도에 대한 유래를 간단히 설명한 표지판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표지판에 따르면 제부도는 “화성 송교리와 제부도 간을 건너는 갯고랑을 건너면서 어린아이는 업고, 노인들은 부축하고 건넜기 때문에 '제약부경'이라고 했다. 지금에 와서는 ‘제’자와 ‘부’자를 따서 제부도라 한다.”는 간단한 설명을 볼 수 있다.

제부도 남쪽 해안가를 따라 서쪽으로 들어가는 길은 탄성이 나올 만큼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안가와 마주하고 있는 도로위에는 길게 뻗은 가로등들이 줄을 이어 이어지면서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육지 쪽에 가까운 곳에는 바다 조개들의 껍질이 쌓여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사람들이 조개를 찾고 있는 모습이 들어온다. 그리고 해안가 위를 날아다니는 패러글라이더에서는 사람이 손을 흔들며 손님을 반기고 있다.

멀리 보이는 바다를 향해 뛰어 가는 사람들과 나란히 서있는 패러글라이더의 모습은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걷는다는 기쁨을 주는 도로가 제부도 남쪽 산책로이다.

남쪽 방향으로 이어진 길을 가다보니 섬의 중간 중간에 그림 같은 펜션들이 즐비하게 서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통상 제부도 펜션에서 1박을 하려면 성수기에는 10만원, 비성수기에는 8만원 정도의 경비가 든다고 한다. 4인 가족이 제부도를 찾는다면 펜션에서의 하룻밤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듯했다.


   ▲ 나를 보러 오라는 '매바위'

한 10여분 쯤 걸어가자 해안도로에 차량을 세워놓고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남녀노소들을 종종 볼 수가 있었다. 서남해안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을 배경으로 청춘남녀가 도로위의 난간에 기대어 커피를 마시는 모습은 잘 만들어진 CF 영상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도로를 따라 무작정 걷기에는 무엇인가 밋밋하기에 해안가로 잠시 내려가 보았다. 해안가에는 여전히 인기척에 놀란 게들이 갯벌의 구멍사이로 숨기에 바빴다. 물이 더 빠지면 갯벌 깊숙하게 들어가 제부도 자생 낙지를 잡을 수 있다고 한다.

낙지는 구경 못했지만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갈매기들과 갯벌위에 멈추어 있는 빈 배 한 척이 오가는 관광객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었다. 이곳의 석양이 왜 일품인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듯 했다.

서쪽과 남쪽 해안의 경계에 서있는 일명 매바위는 제부도 해안의 파수꾼이다. 물이 가득차도 꼭대기가 보이는 매바위는 물이 빠지면 사람들의 기념촬영 장소다. 남녀노소 누구나 다 한번쯤 매바위 옆에서 사진을 찍는다. 멋지게 칼라 풀한 정장을 하고 한손으로는 양산을 받쳐 든 중년의 신사가 아름다운 여인과 함께 매바위를 향해 걸어가는 모습은 영화 ‘아비정전’의 한 장면을 연상시킬 만큼 매혹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 매바위로 가는 사람들

매바위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조개를 캘 수 있는 기초 장비를 대여해 준다. 해수욕을 겸해 아이들과 함께 갯벌 생태체험을 하려면 이곳에서 간단한 장비를 대여하는 것이 편하다. 썰물 때라면 매바위에서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까지는 100여 미터를 더 걸어 들어가야 한다. 바닷물을 상봉하러 가는 도중, 곳곳에 패인 웅덩이에는 맑은 바닷물이 고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눈을 가늘게 뜨고 자세히 쳐다보면 웅덩이 안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작은 치어들과 소라껍질에 숨은 무엇 그리고 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웅덩이 자체가 작은 소우주다.

매바위 일대의 감상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서쪽 해안가를 걷게 된다. 서쪽 해안가는 모래 언덕위에 파라솔들이 가지런히 꼽혀 있어 이곳이 바닷가임을 다시 한 번 말해주고 있다. 비치파라솔 아래에서 태양빛을 피해 숨어든 사람들의 숨결이 섬의 곳곳을 누비며 제부도의 신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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