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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설악 ‘천태산’을 다녀오다

아이고 삭신이야 로프를 여섯 번이나!

한국의 100대 명산 중에 하나라는 충청북도 영동의 천태산을 지난 18일 토요일에 다녀왔다. ‘충북의 설악’이라는 애칭이 있을 만큼 산세가 수려하고 아름답지만 산행이 쉽지 않은 산이다. 특히 가파른 절벽마다 로프를 타고 기어 올라가야 할 만큼 힘든 구간이 많은 산이다.

 

▲ 밑에서 바라본 천태산 마치 서울의 북한산을 연상하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천태산 등산 코스를 A코스로 올라 D코스로 내려온다고 하여 우리도 그렇게 올랐다. A코스는 ‘영국사’를 정면으로 바라볼 때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코스다. 영국사의 산문에서 오른쪽으로 100m 정도 가면 A코스의 시작점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천태산의 장점은 누구인가 이산을 지극정성으로 잘 돌봤다는 것이다. 초행인 산 사람들에게 이정표를 통해 이 산의 관리인이 얼마나 친절한가를 잘 알려주고 있다.

 

산의 경사는 매우 가파른 편이며, 화강암이 산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멀리서 보는 산은 마치 은평구에서 북한산을 보는 것과 비슷하게 바위들이 산의 중심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바위들을 오르는 산행은 몇 개의 로프를 타야 하는 고행길이다. 첫 로프는 수원 광교산 형제봉에 있는 정도 이었으나 다음 코스로 이어질수록 길이가 길어진다. A코스의 3번째 로프는 75m의 직벽이라 포기를 했다. 그리고 우회를 했으나 거기도 약 70m가량의 로프를 붙잡고 올라가기는 마찬가지 이었다. 다만 경사가 조금 덜할 뿐이었다.

 

 

 

 

그리고 네 번째 로프는 정말 힘들었다. 다리도 아프고 팔도 조금 힘들어 하는 듯했다. 하지만 외길이기 때문에 로프를 타야만 했다. 그렇게 힘들게 놀라간 정상에는 이미 몇몇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있었다. 간단하게 정상에 올랐다는 기념사진을 찍고 허겁지겁 배를 채웠다.

 

▲ 힘겨운 산행, 로프를 잡고 올라가는 구간이 많다.

 

찐 계란, 오이, 토마토를 게 눈 감추듯 먹고, 잠시 휴식, 높이가 714m이면 그리 힘든 것도 아닌데 유난히 힘이 들었다는 생각이 든 것은 아마도 산의 경사 때문인 듯싶다. A코스 하산은 불가능 하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난이도가 쉽다는 D코스를 통해 하산을 시도 했다. 비교적 난이도가 쉽다고는 했지만 D코스 역시 길이 험하기는 비슷했다. 다만 D코스에서는 남부지방의 유명한 산들을 볼 수 있는 경관 좋은 곳이 많다는 장점이 있다. 왜 천태산을 충북의 설악이라 부르는지 알기 딱 좋은 코스가 D코스다.

 

▲ 천태산 714 고지

 

▲ 천태산 D코스에서 볼 수 있는 남도의 산들, 덕유산에서 대둔산까지 보인다.

 

D코스의 종착점은 역시 영국사이다. 영국사 뒷마당으로 내려가는 길은 매우 험난해 중간 중간 역시 로프를 의지해 내려와야 한다. 초행 하산길이라 조심스럽게 내려가다 보니 속도가 나질 않는다. 여러 사람들이 우리 일행을 추월해 내려갔다.

 

점심시간이 지나서야 영국사까지 하산에 성공했다. 신라 문무왕 시대에 창건 됐다는 영국사는 호국불교의 상징 같은 사찰이다. 고려 공민왕 당시. 홍건적의 난을 피해 왕이 잠시 머물렀다는 이유로 이곳을 ‘영국사’로 칭했다는 설이 적혀 있다. 또한 영국사 산문 앞에는 1,000년을 살았다는 은행나무가 있다. 말이 천년이지 쉽지 않은 세월을 살아온 은행나무에 약간의 소원을 빌고 천태산을 떠났다.

 

▲ 천태산을 지키는 천년 고찰 '영국사' 대웅전

 

▲ 영국사의 천년 은행나무 (사진으로는 크기가 살감나지 않지만 나무의 둘레가 3m 정도 된다).

 

아침 9시에 산에 올라 오후 12시30분까지 하산에 이르는 시간은 총 3시간 30분이 걸렸다. 전체 산행의 길이는 약 3.4km 정도이다. 나이 많으신 노인 분들이나, 체력이 지나치게 부족한 여성에게는 권할 만한 산행은 아니다. 또 경사가 워낙 있다 보니 자칫 음주산행은 매우 위험할 수 있으며 절대 로프를 타는 A코스는 권하고 싶지 않다. 체력이 좋은 남성이라고 할지라도 잠깐의 실수가 목숨과 연관되는 부분이 많은 산행이기에 늘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천태산 산행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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