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말한다.
“꿈은 건물주예요.” 그리고 덧붙인다.
“가치 있는 일은 돈이 안 되잖아요. 그러면 제 인생에는 의미 없어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언제부터 우리는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삶’보다 ‘덜 아픈 삶’을,
‘보람 있는 삶’보다 ‘손해 보지 않는 삶’을 먼저 가르치게 되었을까.

윤서영의 오늘이야기
요즘 높은 학벌을 갖고도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
이른바 히키코모리라 불리는 이들은 정부에 따르면 2025년 기준 24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집밖으로 나오지 않는 이유는 게을러서가 아니다.
몸이 불편해서도,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다. 극심한 우울과 불안, 그리고 나가봤자 달라질 게 없다는 무력감 속에서 사회로 나아가는 길을 잠시 내려놓은 사람들이다.
열심히 땀 흘려 번 시급의 소중함과 노동의 신성함은 점점 희미해지고,
주식·코인·부동산으로 순식간에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넘쳐난다.
설명되지 않는 성공이 너무 쉽게, 너무 자주 눈앞에 펼쳐지는 사회.
그들이 보고 느끼는 한국은 아마도 이런 모습일 것이다.
물론 성실하게 노력해 성취를 이룬 사람들도 많다.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안타깝게도 사회가 주는 체감은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
힘들어하는 이들 앞에서
우리가 쉽게 건넬 수 있는 말은 많지 않다.
이런 혼돈의 시대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단순하다.
그 현실로 인해 자신의 삶 전체를 부정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부디 그 허탈함 때문에 소중하게 빛나고 있는 삶을
스스로 소모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있다.
청춘이기에 아플 수는 있지만, 청춘이기 때문에 반드시 아파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픔에 머무를 권리는 있지만, 그곳에 머물 의무는 없다.
이것은 비단 청년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공정하지 않아 보이는 순간들이 많고 차갑게 느껴지는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여전히 따뜻한 면을 품고 있으며 살아볼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할 것은
돈이나 비교가 아니라 내 삶의 방향과 존엄이다.
나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삶.
그 살아감의 가치가 얼마나 존귀하고 멋진 것인지를 아는 것,
그것이 삶이 우리에게 건네는 메시지다.
칼럼리스트 : 윤서영
지역에서 웰다잉과 삶의 성찰을 주제로 교육·강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