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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상실 한 정당의 수명연장 방법

‘반대를 위한 반대’가 유일한 살길?

우리나라 영화 중에 ‘1987’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1987년 민주화 항쟁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영화다. 그 영화가 대만에서 상영된 적이 있다. 지금은 아니지만 한때 대만 사람들은 우리가 국교를 단절한 것을 굉장히 원망했었고 지금도 일부는 그런 성향이 있다.

 

 

그런 대만사람들이 영화 ‘1987’를 보고 ‘한국인은 대단히 위대하다’라는 말을 자주 했었다고 한다. 학생들과 시민들이 힘을 합쳐,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민주화를 시작한 것 자체를 굉장히 부러워하는 댓글들도 많았다. 그리고 그들은 아직 대만은 한국에 비해 멀었다고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어떤 정당은 아직도 색깔론이라는 독재시대에 존재했었던 이념으로 정치를 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색깔론을 부르짖는 정당도 80년 민주화 시대의 토양위에 살고 있다. 오늘날의 시대는 불교와 기독교, 가톨릭, 이슬람이 공존하고, 이념을 뛰어 넘어 문화를 공유하는 시대이다. 그런 시대에 냉전의 산물인 색깔론만으로 정권을 잡을 수는 없을 것이다.

 

보수라는 정치 개념은 국가의 정치역사에 꼭 필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한국에서 보수를 자처하는 정당이 색깔론이나 냉전시대의 사고방식으로는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들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변화해야만 정치적 생존이 가능하다. 어느 날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BTS도 보수화가 되겠지만 그 보수가 지금의 추악한 색깔론 보수는 결코 아닐 것이다. 국제화 시대에 말이다.

 

물론 시간을 과거로 돌려보아도 지금의 색깔론 정당은 환영 받지 못할 것이다. 독립운동을 했던 수많은 독립열사들은 독재정권들을 옹호하고, 색깔론으로 나라를 흔들어 정권을 잡으려했던 자들을 용서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자유당에서 공화당을 거쳐 민정당, 민자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그리고 자유한국당으로 이어진 우리나라의 보수정당은 늘 독재정권과 가까웠으며 그들을 옹호했고 군부독재와 함께 이 땅에서 수많은 몹쓸 짓을 저질렀다. 그것을 극복한 것은 1980년대 들불처럼 일어난 시민들이었다. 그들에게 또 다시 군부독재시대에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던 색깔론이 먹힐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판 중에 가장 큰 오판이다.

 

민주회복을 요구하던 수많은 시민들을 가두고, 고문하고, 세뇌했던 자가 누구인지 세상은 다 알고 있다. 지금 와서 그것을 부정하려는 것 자체가 정치정당으로서의 기능상실이다. 기능이 상실된 정당이 할 수 있는 일은 반대를 위한 반대밖에 없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위해 국회에서 물리적 힘을 사용해 폭력을 행사하는 시대착오적 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