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저출산 내 탓? 나라 탓?

김나린 기자의 현실 속으로
인구가 곧 국력인 시대가 옛말 만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산·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전 세계에서 최하위다.

 

이와 관련, 골드만삭스는 8일 한국이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오는 2060년대부터 경제 규모가 후퇴해, 2075년경에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등 신흥 아시아 개발국가에 경제적으로 뒤처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하기도 했다.

 

<김나린 기자의 현실 속으로>

 

한국 저출산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많은 한국인들은 그들의 부모나 조부모들과는 달리 “가족을 가질 의무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들은 암울한 고용 시장과 불확실성, 비싼 집값, 성 및 사회 불평등, 낮은 계층 이동성, 잔인하게 느껴질 정도의 경쟁적인 사회에서 막대한 육아 비용을 언급한다.

 

또한, 여성들은 “직장에서의 차별을 견디면서 육아를 떠안도록 강요하는 가부장적 문화에 대해 힘들다”고 지적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소영 연구원은 "최근에 성인인 된 사람들은 자녀들이 자신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없다고 믿기 때문에 아아를 가지는 것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또한, 보육교육연구원 최윤경 전문위원은 "좋은 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괜찮은 일자리를 얻지 못하면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도 '행복할 수 없는' '중퇴자(dropouts)'로 느낀다"며, "한국은 선진적인 사회안전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집었다.

 

저출산의 근본 원인은 주거문제, 사교육비, 출산 육아 환경, 여성의 경력 단절, 청년 일자리 문제로 요약된다. 특히 아파트 가격 폭등은 월급만으로는 도저히 집을 살 수 없는 지경이다.

 

사교육비는 어린이집, 유치원 비용부터 만만치 않다. 맞벌이 부부는 부모에 육아를 맡기거나, 육아 도우미를 쓴다. 육아 때문에 경력이 단절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청년 일자리는 정규직이 매우 적고, 비정규직 일자리가 태반이다. 지금 청년세대 본인이 살기도 힘겨운데, 자식에게 어두운 미래를 대물림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심각해지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 동안 약 280조원의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출산율은 제고되지 않고 있고, 그 원인은 경제적·사회적 측면에서 다각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임이 분명한데도 정부는 핵심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출산 가정의 경제적 부담 완화를 위해 양육비를 지원하는 '부모급여' 제도를 올해 1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당장에 필요한 양육비 지원으로 그나마 부담이 조금은 줄어들겠지만, 이러한 현금성 지원은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일회성 현금 지원으로 끝날 우려도 적지 않다.

 

근본적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일회성 현금 지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앞서 지적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더불어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정책을 기반으로 한 중장기적 시스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저출산 문제의 해결 방안은 한마디로 단순하다. 아이를 출산하는 부모에게 양육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면 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아니더라도 육아 가정을 위한 맞춤형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육아하기 좋은 사회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자세가 필요하다.

 

저출산은 내 탓만 아닌, 우리 모두의, 이 사회의, 이 국가의 탓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인구가 곧 국력인 시대가 옛말만은 아니다.

 

우리에게는 심각한 의문을 던지는 말이니 말이다.


포토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