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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윤금아

윤금아(1964~)

전남 해남출생

경기대 대학원 문창과 졸업

동시집: ‘손가락 열쇠’ ‘개구쟁이 구름나라’ ‘벌렁벌렁 고릴라 콧구멍’

그림동화: ‘자봉이의 나눔 일기’

시집: ‘아버지의 거울’ 저서: ‘누구나 쉽게 배우는 동화구연 이론과 실제’

한국 스토리 문학 대상, 대한민국 동화 구연가 대상, 재능시낭송가 수상

아동문학가, 동화구연가, 시낭송가로 활동 중

 

 

서녘은

별이 없다

 

염전 바닥

오로라 꽃잎처럼

피었다가

서해로

떨어져버렸다

 

시 읽기/ 윤형돈

 

시인의 이름은 피천득의 아호인 ‘금아’다. 금세 아이 하나가 튀어나와 까르르 웃고 갈 것만 같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세계 속을 꿈꾸듯이 누비는 동화 구연가요, 동시대의 어른들에겐 치유와 위로의 시낭송가로 회자膾炙된다. 비밀 번호만 누르면 ‘쓰리릭’ 열리는 대문처럼 자신도 엄마 마음에 들어가고 싶다는 ‘손가락 열쇠’라든지 ‘우리 반 선생님 / 벌렁벌렁 납작코 / 고릴라 콧구멍’과 같은 동심의 소재가 윤금아 시인의 저력이다. 아무리 긴 장문의 시라도 척척 외워서 조곤조곤 풍부한 감상으로 객석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고 가는 걸 보면 시인의 가슴 안엔 언제나 생동감 있는 시상詩想의 샘이 고여 있었다. 그녀의 말대로 창 너머로 바라본 세상에 설익은 단어 한 조각을 찾아 떠난 시간이 마침내 결실을 맺어 시를 만나고 동화구연을 자유자재로 풀어낸다.

 

이 시의 어느 행간에 ‘심장’이 숨어있는 지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 ‘염전과 오로라와 서해’라는 시어가 전부다. ‘심장’은 혈액순환의 중심이다 혈액을 펌프질하여 영양분과 산소를 온 몸에 공급하는 기관이다. 이 시의 전체적인 동력은 어디에서 올까? ‘서녘’의 책은 늘 낡고 귀 터진 책꽂이에 은유의 칼 한 자루 먼지 속에 박혀있다 거기에 ‘별’이 있을 리 만무하다 ‘염전’은 주로 서해안 쪽에 집중 분포되어 있다.

 

넓은 개펄이 질펀하고, 바다가 얕으며 만조 때 바닷물을 염전으로 영접 한다. 소금 창고가 있던 곳엔 오후 세시의 햇빛이 굴러다니고 염전이 있던 곳을 추억해보면, 옛날은 가는 게 아니고 이렇게 자꾸 오는 것이었다. 염전바닥에 소금 꽃으로 피어난 ‘오로라’는 신의 영혼이요, 천사의 커튼으로 등극한다. 그러나 커튼을 닫는 순간, 광채는 순식간에 ‘뚝 서해로 떨어져버렸다’ 일출과 일몰, 밀물과 썰물, 생과 사가 교차하는 경계의 구역에서 일어나는 아스라한 실존의 현상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심장’이 시켰다. 불타던 기관이 차가와질 때, 우리는 다시금 머리가 아니라 ‘심장’이 원하는 것을 해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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