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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행지구 개발 농어촌공사-화성시 충돌 불가피

한국농어촌공사, 청동기 유구 글쎄 개발 전략 우선
화성시, 효행지구는 역사-문화- 관광 테마 지역으로

봉담지역 민심 효행지구 개발이익금을 통한 박물관 건립과

효행지구내 유구보존을 통해 봉담을 교육관광 인프라 중심도시로 만들어 달라는 요구 빗발

 

수원과 화성의 경계선에 위치한 효행지구 개발과 관련, 사업 시행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이하 농어촌공사)가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업계획을 발표해 화성시와의 충돌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지난 4월 25일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사무소 대회의실에서 ‘환경영향평가서(초안)에 대해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수영리,동화리, 및 수원시 오목천동 일원에서 개발되고 있는 효행지구는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따른 특별법‘에 의거 종전부동산 활용계획에 따라 수립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지난 4월25일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들이 봉담읍 대회의실에서 효행지구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설명하는 모습

 

여기에서 말한 ’종전부동산‘이란, 지방 도시로 이전하는 수도권 소재의 공공 기관들이 보유하는 청사 등의 건축물과 그 부지를 이르는 말이다. 예를 들어 ‘국가 균형 발전 특별법’에 따라 혁신도시 등으로 이전하는 공공 기관들의 수도권 부지가 이에 해당한다. 효행지구는 한국농업진흥청의 지방이전에 따른 부지에 해당한다.

 

농어촌공사가 개발하고자 하는 효행지구의 전체면적은 1,381,595.6㎡이며, 전체세대수는 10,336호의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이다. 농어촌공사의 설명에 따르면 전체면적 중 주거용지와 상업용지 그리고 공공청사 및 주차장의 면적은 675,982.6㎡ 이며, 공공용지와 교육시설은 356,547,6㎡이다. 그러나 공원 및 녹지의 면적은 불과 319,435㎡에 해당한다. 이는 전체면적은 23.1%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전체 녹지면적이 23.1%이다. 녹지면적은 법적기준은 넘었다”고 했지만, 반대로 최근 개발된 수원이나 화성, 평택 등의 택지 녹지면적 보다는 다소 부족하다는 추가설명이 있었다.

 

다시 말하면 농어촌공사는 종전부동산 개발과 관련 최대한의 이익을 위해 녹지를 줄이고 용적률만을 높이는 선택을 통해 개발이익의 극대화만 노렸지, 입주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노력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최근의 수도권 인근 아파트 개발의 추세를 보면 녹지면적을 최소 30% 이상 잡는 것이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 비해 개발사나 시행사들이 녹지면적을 늘리는 가장 큰 이유는 분양 때문이다.

 

수도권이라고 할지라도 용적률만 높은 아파트에 살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의 심리가 커지고 있으며, 주차 전쟁이 없고, 친환경 생태조경이 있는, 품격있는 아파트에 거주하고 싶다는 욕구가 커지면서 주택개발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초보 개발사인 농어촌공사가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농어촌공사는 이번 효행지구 개발이 사실상 처음으로 해보는 대규모 택지개발이다. 농어촌공사의 원래 설립목적은 농업용수의 관리에 있다. 그리고 농어촌공사의 주택개발경험은 사실상 전무하다. 과거 전원주택이나 농산어촌 마을 개발을 시행한 적은 있었어도 효행지구처럼 10,000세대가 넘는 택지개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최근 미분양 주택이 속출하면서 택지개발 추세가 흘러가고 있는 방향을 농어촌공사가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는 주택분양을 보면, 인천검단신도시에 들어서는 ‘디에트르 더 에듀’의 가구당 주차대수는 2.1대에 이른다. 가구당 2대씩 주차를 해도 여유가 있을 정도다. 이에 따라 아침저녁으로 벌어지는 주차 전쟁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봉담읍 보다 한참 남쪽에 건설되는 경기 평택 화양지구의 조경 면적 비율을 보면 녹지면적이 전체면적의 약 40%이다. 이처럼 수도권 인근의 아파트 단지들이 녹지면적을 늘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서울의 답답함에서 벗어나 불편한 아파트보다 럭셔리한 저녁이 있는 삶을 원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효행지구의 녹지면적을 대규모로 늘려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효행지구 개발과 관련, 문화재지표조사 당시 수도권 인근 택지개발에서는 보기 드물게 선사시대의 유구(집터) 270여 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무분별한 택지개발로 인해 선사시대 유적이 드문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선사시대의 유구 270여 개가 한곳에 집중해서 발견됐다는 사실은 대단히 흥미로운 사건이다. 우리나라에서 선사시대 유적이 드문 이유는 간단하다. 비교적 국토가 좁은 한반도에서 과거에 사람이 살기 좋았던 땅은 지금도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유물이 나올만한 토지에는 이미 주택이 들어서 있는 형국이기 때문에 대단위 유구의 발견이 힘들다. 그런 점에서 효행지구 내에서 유구 270개가 동시에 발견됐다는 것은 의미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농어촌공사는 효행지구 내에 유구가 흩어져 있다는 점을 들어 문화재청과 협의했다는 이유를 들며, 일부 유구위에 그대로 아파트를 건설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일부는 매몰보전을 하고, 나머지 유구들은 녹지의 비율 안에 남겨 단순 구경거리로 남기겠다는 생각이다.

 

▲ 봉담 효행지구를 화성 역사`교육지구로 만들어가겠다는 정명근 화성시장

 

이와 관련, 화성시는 농어촌공사의 태도에 대해 전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지난 26일 화성시청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통해 효행지구 선사시대 유구와 관련 “선사시대 유구 위에 유리를 깔아 대규모 관람이 가능한 시설을 만들어 관광객은 물론 학생들의 학습장을 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을 했다. 이는 농어촌공사의 개발 방향과는 정면 배치되는 말이다.

 

또한 화성시 관계자도 이와 비슷한 말을 하고 있다. 화성시는 “효행지구와 정조시대의 유산인 융건능 및 용주사를 하나로 묶어 화성시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생각이며 이곳에 화성시 최초의 박물관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말을 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효행지구 개발과 관련 농어촌공사와 화성시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정치권도 효행지구 개발과 관련 불똥을 우려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봉담지역 민심이 효행지구 개발이익금을 통한 박물관 건립과 효행지구내 유구보존을 통해 봉담을 화성의 교육관광 인프라 중심도시로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어 정치권이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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