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일홍 지음, 좋은땅출판사, 192쪽, 1만5000원
좋은땅출판사가 ‘익선동 옛길’을 펴냈다.
이 책은 이일홍 시인의 시집으로 총 110편의 다양한 시가 8부 구성으로 수록돼 있다. ‘강아지풀’, ‘익선동 옛길’ 등 자연과 일상의 소재에서 ‘삶에 대한 질문’으로 점점 심화되는 진행이 큰 특징이다.
또 다른 이 시집의 특징은 ‘후회’라는 정서가 작품들 전반에 배어 있다는 것이다.
가야 할 길 애써 외면하며 걸어온 세월
(중략)
이제 더 이상 후회의 시간 남기지 않으려
가슴속에 묻어 온 마음의 소리들을 꺼내 보기로 한다.
- ‘시인의 말’ 부분
위 인용구에서 알 수 있듯 저자는 ‘가야 했던 길(혹은 해야 했던 말)’에 대한 미련을 청산하려는 의지를 시적 동력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그 동력은 ‘사랑’이라는 힘으로 나아간다. 여기서 사랑은 거시적인 의미가 아닌 일상 속의 작은 이미지로 그려진다. 강아지풀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웃고 있는 아기 동자(‘강아지풀’)나 연잎에 맺힌 이슬을 수줍은 미소라고 표현한 것(‘연꽃 1’) 등으로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소하지만 소중한 사랑의 의미는 후반에서 삶에 대한 성찰로 깊어진다. 저자만의 죽음에 대한 정의라든지(‘죽음이란!’), 세월호 추모시 두 편(‘한’, ‘작은 영혼’), 그리고 산문의 형태로 절절히 그려 낸 연작시 ‘아버지’ 등 삶에 대한 저자의 깊은 사유가 마음을 울린다.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묵힌 마음을 시적 언어로 유려히 풀어낸 ‘익선동 옛길’은 일상과 자연을 소소히 맛보게 하고, 나아가 삶에 대한 철학까지 사유하게 하는 시집이다. 저자의 시들을 따라가다 보면 무심코 지나쳤던 자연을 내밀히 바라보게 되고, 자신만의 인생철학을 점진시키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익선동 옛길’은 교보문고, 영풍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도서11번가 등에서 주문·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