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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용기에 눈물이 난다

오산의 미래는 전국 260개 단체 중에 가장 좋다

가끔 하늘이 너무 맑아서 눈물이 날 때가 있다. 그리고 좋은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가끔 눈물이 난다. 아마도 나이가 세상을 보는 눈을 맑게 해준 탓이다. 현실에서도 그런 때가 있다. 어제가 바로 그런 날이었다. 어제, 오산에서 시위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시위를 준비하는 사람, 거창하게 독립운동까지는 아니더라도 시위라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이번 오산에서의 시위처럼 이해관계가 복잡한 가운데 시위를 준비하다보면 준비과정에서 동력이 손실되기 쉽기 때문에 준비과정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만난 본 사람들은 나름의 각오를 다졌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말을 하는 모 사무국장은 이번 시위에서 얻는 것도 있겠지만 잃을 것도 많다. 벌써 십여 년째 오산에서 집권하고 있는 민주당을 상대로 한 시위, 그리고 단체의 사람들 중 민주당원이 많고 또 정치적으로 움직이려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무국장은 용기를 냈다. 그의 생각은 옳은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만난 사람은 자유한국당 관계자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마침 문자를 하나 받아보고 있었다. 얼떨결에 문자를 볼 수 있었다. 자유한국당의 정체성과 당직을 걱정하는 문자이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중앙에서와 마찬가지로 오산에서도 제1야당이다. 소속 시의원도 2명이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소속이 많은 단체 그리고 정반대의 입장을 걷고 있는 정의당과 연대해서 시위를 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하는 사람들의 문자가 쇄도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전화통화를 한 사람은 정의당 관계자다. 가장 마지막까지 연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다. 이념이 정반대이고 자유한국당과 가장 적대적 관계라고 할 수 있는 정의당이 오산 버드파크에 대한 문제라고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반민주당 연대 시위에 동참하는 것에 많은 고민을 한 것 같았다.

 

결국 세 사람은 연대에 동참했다. 일종의 자기희생과 용기다. 당이 문제가 아니고, 옳고 그름의 문제에 대해 결정을 하고 나서보자는 다짐들을 스스로 한 것이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일수도 있는 시위이지만 해보겠다는 것이다. 내부에서 흔드는 것에 휘둘리지 않고 싸우러 나가겠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결정인지 아는 사람은 아는 이야기이다.

 

사실 그들의 결정은 전국 260개 자치단체 중에 오산이 가장 민주적으로 깨어있고 건강함을 말한다. 지방자치 20여년이 지나면서 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은 토호세력들이 활거 하는 지방자치단체로 변한 것이 사실이고 오산도 비슷하다. 그것을 깨어보려는 용기는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다. 그런 용기를 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오산이 아직은 건강하다는 것이다.

 

오산의 자치단체장도 이들의 시위를 막기 위해 관제 기자회견을 하거나 민주당원들을 설득할 필요는 없다. 따지고 보면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의미 있는 일이고 건강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이참에 오산시장은 거리로 나온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오산버드파크를 포함한 오산의 현안들을 힘으로 이기려 들지 말고 이야기를 들어가며 순리대로 풀어나가는 것도 건강한 단체장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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