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세와의 경계를 정하고 일념으로 부처를 모시라는 경계가 되는 일주문이 없는 사찰을 상상해 본 적 있을까? 대한민국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해곡동에 있는 ‘와우정사'가 바로 일주문과 담벼락이 없는 사찰이다.
와우정사는 지난 1970년대에 만들어진 현대식 사찰이다. 와우정사의 규모는 상당히 큰 편에 속한다. 산의 기슭 전체를 사찰로 사용할 만큼 초대형 사찰이지만 따로 문을 만들지 않은 이유는 가는 사람 잡지 않고, 오는 사람을 막지 않기 위함이다.
와우정사는 일반적 사찰은 아니다. 고려시대에 있었던 호국불교의 개념이 녹아 있는 와우정사는 실향민이었던 해월 삼장법사(속명 : 김해근)가 남북통일을 기원하고 고향을 기리는 마음으로 창건했다고 알려져 있다.
<아래는 와우정사에서 촬영한 몇 장의 사진>
▲ 사찰의 입구에서 보이는 와우정사의 대표 얼굴 불두상
▲ 석가모니불
▲포대화상
▲여래불
▲청동반가사유상
▲사천왕
▲사천왕
▲십이지신 중 하나인 쥐의 모습
▲네팔에서 보냈다는 불상
▲오백나한상의 모습
▲ 동자승의 해악적 모습
와우정사에 들어서면 일주문 대신 가장 먼저 사람을 반기는 것은 불두상이다. 커다란 부처님의 머리가 사찰의 입구에 있다. 부처님 머리모양에 처음 놀라고 황금색이라는 것에 두 번 놀라 쳐다보게 되는 것이 불두상이다.
불두상을 보고 사찰로 들어서면 일반적인 사찰과는 다른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먼저 언덕위에 대웅전이 보이고 그 양옆으로는 이국적인 부처님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네팔에서 보냈다는 부처님상과 인도에서 보냈다는 부처님의 모습들이 보인다. 그리고 대웅전으로 가는 언덕의 중턱쯤에 우리나라 최대 크기의 청동 반가사유상이 눈에 들어온다.
인자한 부처님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마치 사찰을 지키는 기사의 모습으로 사유에 빠진 부처님의 모습은 아름다움 그 자체다.
대웅전에 이르면 누워있는 불상을 볼 수 있다. 대웅전에 좌불이 아닌 와불을 모셨다고 해서 사찰의 이름이 와우정사가 된 유래에서 알 수 있듯, 누워있는 부처님의 모습은 신이 아닌 더 인간에 가까운 모습이다.
사람 속에 불교, 사람을 중히 여기는 불교 그래서 와우정사는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은 열반종을 믿고 있다고 한다.
대웅전을 뒤로 하고 대웅전의 오른편으로 올라가면 깨달음을 얻기 위해 고행했던 부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모습은 너무 경건하고, 엄숙해서 차마 눈을 마주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석가모니 부처께서 인도 붓다가야 마하보리수 나무 아래서 6년 고행하시고 성불하신 모습이라고 하는데 범접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그리고 그 뒤쪽으로는 마이산에서나 볼 수 있는 돌탑들이 줄을 이어 서 있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모든 돌에는 생명이 있고, 그 생명 하나하나에 사연과 인연 그리고 소망이 쌓여 돌탑이 만들어진다. 한국에서의 돌탑은 희망이자 미륵이다. 그리고 또 이정표이다. 돌탑 옆에는 오백나한 상들이 각각의 표정으로 모셔져 있다. 세상 사람들의 모든 표정을 다 표현하며 만들어진 오백 나한상은 앞으로도 더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오백 나한상의 한 가운데에는 석가모니가 누워있어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그 외에도 와우정사에는 여러 모양의 부처들이 해악 넘치는 모습으로 세워져 있다. 지장보살에서부터 포대화상 그리고 동자승까지 사찰 곳곳에는 여러 나라의 불교 흔적들과 한국의 해악 넘치는 모습들이 숨어져 있어 눈을 크게 뜨고 봐야할 곳이 많다.
사찰을 다 돌아보는 데는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사찰안에서 하나의 종교가 세계 속에 남겨지며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누구인가는 도를 밖에서 찾지 말고 자신 안에서 찾으라 했다. 바로 와우정사 그 안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