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크리스마스 축제에서 아이디어를 !
현대를 지탱하는 수많은 천재들이 독일을 통해 배출됐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음악가 베토벤을 비롯해 근대철학의 시작이자 이념의 기준이 됐던 칸트와 마르크스 그리고 헤겔이 독일에서 배출됐다. 그런 천재들이 우글거리며 즐겼던 독일을 상징하는 축제가 있다. 바로 크리스마스 마켓 축제다.
▲ 지난 2023년 축제 당시 모습
매년 반복되는 연말 언저리에 열리는 크리스마스 축제는 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크리스마스와 산타 그리고 연말연시의 아쉬움과 나눔을 모두 담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오산의 ‘오! 해피 산타 마켓(이하 산타 축제)“도 연말연시의 겨울 풍경과 나눔이라는 기본정서에 한국을 입혀 만들어졌다.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독일의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과 드레스덴 크리스마스 마켓의 기원은 15세기로 추정되는 전통적인 축제이며 일본 도쿄의 크리스마스 마켓도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전이다. 한국에서는 이제 오산이 지난 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연말연시를 겨냥한 대표적 지역축제로 자리 잡아가며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지역경제와 축제 두 마리 토끼 사냥
오산시에서 시작한 산타축제는 기본적으로 나눔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의도가 있으며 이를 통해 정체된 오산의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숨겨져 있다. 아직 성공을 논하기는 이르지만 성공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할 수 있는 지역축제는 손으로 꼽을 정도이며 그나마도 대부분 가을의 정서를 담고 있다. 반면 오산의 축제는 겨울 축제다.
▲ 축제 현장에 눈이 내렸던 2023년 모습
가을 축제가 여행과 유람을 그리고 볼거리를 담고 있다면 오산의 겨울 축제는 나눔과 우리 그리고 정을 품고 있어 확실한 차별화가 이루어지는 축제다. 우리나라의 겨울은 매섭기로 유명하다. 유럽보다 실질 온도는 높지만, 한국의 겨울바람은 소위 칼바람이라고 불릴 정도로 매섭고 아프기까지 하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겨울이 오기 전에 김장을 나누고, 쌀을 나누고, 땔감을 서로 나누어 준비해 왔다.
이런 전통적 한국의 풍광은 오산 산타축제의 프리마켓에서도 이루어질 전망이다, 나에게는 더 이상 필요 없는 물건이 타인에게는 도움이 될 기회의 시장이 오산 산타마켓에서는 가능하다. 프리마켓에 참가하는 인원은 오산 시민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영화에서처럼 프리마켓에서 값싸게 산 물건이 행운을 가져다줄 수 있는 낭만을 기대한다면 프리마켓 시장을 두루 즐겨볼 만하다.
요즘 축제에 빠질 수 없는 것 중의 하나는 버스킹이다. 한국인의 ’음주가무‘야 이제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오산 산타축제에서는 유명하지 않거나 무명이라도 누구나 버스킹에 참여할 수 있다. 오산역 앞에서 대원동 상가 골목 곳곳에 설치된 버스킹 장소에서 목청껏 노래를 부를 수 있다. 다만 잘 부르다면 모자 위에 돈이 쌓일 수 있지만, 못 부른다 해도 응원의 박수를 받을 수 있다. 운이 좋으면 가수 못지않은 실력파들의 노래를 공짜로 들을 수도 있다.
한국인의 사랑 '얼죽아'의 고전 얼음동동 식혜와 수정과
축제에 절대 빠질 수 없는 것 중 또 다른 한 가지는 먹거리이다. 축제에서의 특별한 먹거리는 관광객을 부르는 중요 요소다. 독일에서는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소시지와 맥주가 중요 먹거리로 나온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일본인들에게도 생소한 ’글루바인‘이라는 음료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아마 한국에서는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고전인 한국의 얼음 동동 전통 식혜와 겨울철 음료로 제격인 수정과가 인기를 끌 수도 있다. 다만 오산 산타마켓 축제에서 이것을 활용할지는 의문이다.
▲ 크리스마스트리와 기념 한 장
이제는 외국인에게도 전혀 낯설지 않은 떡볶이와 호떡 그리고 전은 기본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물론 상점들도 저마다의 특색을 살려 이제는 세계화되어버린 코리아 프라이드 치킨과 양념치킨이 경쟁적으로 팔릴 것으로 보고 있다. 골목을 가득 채울 상점에서는 삼겹살과 소주도 출전 대기 중이다.
문제는 겨울 축제를 준비하는 오산시가 얼마나 많은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했느냐에 있다. 수만 명이 다녀갈 축제의 현장을 기업과 연결하고 기업이 자발적으로 자사의 제품을 홍보할 수 있도록 유도했는가에 따라서 축제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연말이며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크리스마스트리가 아니라 오산에서만 볼 수 있는 크리스마스트리가 있다면 그리고 그곳에 2024년 겨울의 추억과 나눔을 새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이색 퍼레이드는 기본 누구나 우리가 되는 행렬
오산시는 축제가 시작되는 오는 23일, 다양한 볼거리를 위해 이색 퍼레이드도 준비했다고 한다. 시민과 청소년은 물론 미군도 참여해 북유럽의 축제 퍼레이드를 연상하는 연출을 준비했다고 한다. 퍼레이드 행렬을 따라 나팔을 불거나 춤을 추며 따라가는 사람이 나 이거나, 너일 수도 있고, 우리가 될 수도 있다. 소문에 의하면 오산의 유력인사가 스크루지 복장으로 행렬에 참여하기로 했다는 설도 있으며 산타에게 보내는 우편함도 볼 수 있다. 즉석에서 구매하는 크리스마스실은 불우이웃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말연시, 가족 혹인 연인과 손이라도 잡고 사진이라도 찍으며 좋은 추억을 남기라고 일부러 만든 축제에 수만 명을 모으는 일은 힘들다. 그 힘든 일을 성사하게 했다면 후속도 생각해야 한다. 오산에서 경기도로 그리고 전국적으로 오산의 겨울 축제가 즐겨볼 만한 축제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 노력 덕분에 붕어빵 장사조차 대박이 나고, 지역 상점들의 물건이 동이 나는 그런 행사, 24시간 잠들지 않고 거리에 불이 들어오며, 불빛 사이를 누비고 다니며 축제를 즐기는 인파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 명품 축제를 만드는 것은 오산시민의 몫
오산 유일 관광객이 모이는 성장 가능성이 큰 기획 축제
오랜 시간 공을 들이고 보완하고 개선해가면서 오산만의 색깔을 입힐 때 어느 순간 빛이 날 수 있다. 첫술에 배부른 축제는 아니지만 분명 오산의 산타축제는 희소성과 향후 가능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겨울이 오기 전 무엇인가를 나누던 한국인의 특성상 겨울 축제는 시작이 반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산에서 역대 이런 축제가 없었던 것도 산타축제가 주목받는 이유가 되고 있다. 오산에서 관광객 모음을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과거를 털고 대한민국의 주역으로 나서보겠다는데 말릴 사람은 없는 축제가 오산의 ‘Oh! Happy Santa market’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