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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재 / 김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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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1963~)

경북 안동 출생

안동대 한문과 졸업

문예사조 ‘시, 시조’로 등단

경기시조 시인협회 회원

수원문인협회 회원, 나래시조 회원

동남보건대학 평생교육원 한문 및 시낭송 강사

자랑스러운 수원문학인상 수상

경기시조 작품상

박목월 전국시낭송대회 최우수상 수상

현재 수원문인협회 부회장

 

 

고고한

향기 품은

동이 속에 그 여인

 

틀어 올린 가체머리

정갈하기

그지없고

 

독좌獨坐한

서생書生처럼

미동 없이 앉아있다.

 

시 읽기 / 윤 형 돈

 

이 시의 구조는 극히 짧은 시조 형식이다. ‘동이, 가체머리, 독좌, 서생 등‘ 응축된 개념의 시어들도 제목인 ’분재‘의 내연 확장을 꾀하는 데 일정한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1연에 쓰인 ’동이‘는 물을 긷는 데 쓰는 질그릇으로 물동이를 연상케 하며 떠나온 향수를 자극하기에 족하다. 버드나무 아래 우물가에서 물을 긷는 질그릇 여인의 모습은 애타도록 마음에 서두르지 않고 어떤 운명적인 만남을 기다리는 ’고고한 향기‘를 품고 있다.

 

‘분재’는 본디 작은 화분 속에 오묘한 자연의 이치를 담는 소우주의 은유이다. 한 폭의 그림 같은 물상에 꽂힌 시인의 마음에 함묵적인 운치와 정서가 고인다. 2연 서두에 ’틀어 올린 가체머리‘의 발상은 기발하다. 그것은 ’분재‘라는 축소지향적인 몸체의 상부에 올림머리나 붙임머리 형태로 붙어 있는 모양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제 3연 종결부의 시상은 가히 학구적이다. 분재의 ’독좌‘, 즉 홀로 앉은 서생의 기품으로 ’미동 없이 앉아있다‘는 것. 서생, 즉 유생은 대개 유건儒巾이나 유관儒冠을 쓰고 학문에 진력하면서 예의범절을 지켜야 한다. 저들은 유교를 신봉하는 엄격주의, 특히 사서삼경의 한문을 일상에 접목하는 실용주의자들이다.

 

여기서 내심, 서거정의 한시 ’홀로 앉아(독좌)‘를 가만히 읊조린다 해도 크게 이상할 게 없겠다. (’홀로 앉아 있으니 / 오는 손님 없고/ 까마귀 밟았는지 /나뭇가지 흔들려/ 거문고 젖었지만/ 현은 오히려 울리고..) 인용시의 어조에서는 늙음의 여유와 현학적인 쓸쓸함이 더해진다.

 

‘분재’는 자연을 사랑하고 교감하는 마음씨의 발로다. 관념적인 시어를 고루 배치하여 질그릇에 담긴 시인의 정서를 은연중 표출하고 있다. 이미 낭송가로서의 반열에 오른 시인이 어디선가 틀어 올린 쪽진 머리에 단아한 한복을 입고 기품 있게 낭송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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