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 출생
제 2 회 신라문학대상, 경기문학인 대상 수상
소설: 구룡가
시화집: 금강초롱꽃, 수수꽃다리
동화집: 까막 딱따구리
연구서: 광개토대왕의 하나개 상륙작전
누군가의 가슴에 별이 된 사람
누군가의 마음에 꽃이 된 사랑
누군가의 별꽃이 바로 그대입니다
시 읽기/ 윤 형 돈
“우리가 격리되어 보니 동물원 동물의 심정을 알겠고, 인간의 간섭이 없으니 지구는 더 빨리 회복되고, 위생적인 삶도 그리 어렵지 않으나 삶은 깨지기 쉬워서 소중히 다뤄야 한다.” 어디선가 채집한 ‘코로나 19로 배운 것들’의 일부이다.
이에 앞서 칼릴 지브란은 ‘예언자‘에서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마라.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로 사회적, 심리적 아니 ’생활 속 거리두기‘를 충격적으로 예단하였다.
시인에겐 시대와 현실에 대한 각성과 의식이 있고 그것을 자신의 진실한 체험 속에서 발견할 수 있을 때, 그는 훌륭한 시의 제재를 발견하게 된다.
일찍이 발품 팔아 몸소 자연 생태계를 관찰하고 임지에서 생생한 글을 쓰는 시인은 꽃 산행 열 두 달의 결과물로 ‘수수꽃다리’와 ‘금강초롱꽃’ 같은 시화집을 펴 낸 바 있다 사시사철 꽃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하면서도 그는 늘 ‘인간은 자연 생태계의 일부’라고 주장한다.
그런데도 사람은 자신의 일부분인 생태계를 파괴하여 오늘날과 같은 환경 위기를 초래하여 바이러스의 침투와 같은 미생물의 역습을 받는데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하였을 것이다. 고산지대에서만 서식하는 금강초롱꽃을 보고 청사초롱의 시상을 떠올리고 수억 년 화석이 되어 다시 나무로 환생한 石化木을 보고 생명의 외경(畏敬)을 느끼기도 한다.
이 단명한 시에서 세 번 언급되는 ‘누군가’는 물론 익명(匿名)의 불특정한 사람이지만, 이 시를 접할 때 불현 듯 떠오르는 ‘별꽃’ 같은 사람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준비 없는 이별’을 고하고 떠나간 그녀에게 외로운 것은 늘 ‘가슴에’ 있었다. 어쩌면 목숨 줄이 짧은 건 그녀의 운명이었지만, 생전에 깨달은 건 가난과 병고, 고독과 무위(無爲)와 같은 걸림돌을 문학을 하면서 비로소 거기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녀야말로 어두운 밤하늘에 ‘개별꽃’처럼 빛나는 불멸의 ‘꽃이 아닌 여인’이 아니었을까?
시인은 지금 ‘누군가의 가슴에 별이 된 사람’과 ‘누군가의 마음에 꽃이 된 사랑’을 노래하고 있지만, 시인과 내가 공유하는 감정선(感情線)은 ‘누군가의 별꽃이 바로 그대’라는 사실이다. 무릇 서정시의 생명력은 견고한 구조와 명증한 사유, 그리고 간결한 표현에 있다지만, 외로운 서정시 한 편이 코로나로 신음하는 익명의 ‘누군가’에게 무한한 위로를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