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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결산 ⓶수원전투비행장 이전투구

  수원-화성 물러설 수 없는 창과 방패의 싸움
  논리부족에 허덕이는 수원-비협조적인 화성


유난히 덥고 추울 것이라는 일기예보로 시작된 2017년의 봄은 수원전투비행장 이전 문제로 초반부터 뜨거운 용광로처럼 달아 오른 한 해 이었다. 지난 2월 수원시는 “전투비행장 화옹지구 이전이 화성시에게는 발전의 기회가 될 것이다. 전투비행단이 화성에 주둔함으로써 지역주민이 부자가 될 것”이라는 시민들이 이해하거나 믿기 어려운 주장을 하며 전투비행장 이전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 채인석 화성시장이 "직을 걸고 온 몸으로 수원전투비행장의 화성이전을 막아내겠다"고 말하는 모습

반면 화성시는 “군부대가 들어와서 부자가 된다면 수원전투비행장을 지금 그 자리에 두고 수원시나 부자 되세요” 라며 수원시의 주장을 맞받아쳤다. 이후 양 시는 각각 수원전투비행장 이전 대응 TF팀을 만들어 현재 이 시간까지 사사건건 대립을 하고 있다.

수원시와 화성시 공무원들이 만든 대응 팀은 각자 광고를 만들어 SNS는 물론 지역 기자들에게 까지도 각자의 당위성을 전파하며 전 방위로 부딪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들은 연일 “전투비행장 이전은 국가사업인데 화성시 관계자들이 면담조차 거부하고 있다. 뭘 만나야 대화라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 우리가 도와줄 수 있다”며 화성시 공무원들의 비협조에 대해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화성시 공무원들은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 협조를 하던지 말 던지 할 것 아니냐. 언제부터 수원시가 국방사업을 위임받아 해왔다고 큰 소리를 치는지 모르겠다. 수원시가 국방부에 민원을 제기해서 시작한 사업을 국방사업이라고 우기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그런 일에 협조할 필요가 없다”며 공방대신 대화와 교류의 단절을 주장했다.


   ▲ 지난 8월, 화성시민 2000여명이 서울 용산 국방부 앞에서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 결사반대를 외치며 시위하는 모습

수원시와 화성시 공무원들 간의 이런 첨예한 말싸움 배경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으나 가장 큰 원인은 전투비행장 이전과 관련해 잘못된 해석을 한 수원시의 잘못이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수원시가 올해 초부터 주장한 “군부대 주둔으로 인해 주변 도시가 부자 될 것이다”라는 주장부터 잘못된 주장이라는 평가이다.

대한민국 표준 경제규모보다 훨씬 많이 낙후된 지역이거나, 지역생산성이 전혀 없어서 군부대라는 물적, 인적 자원이 보강돼는 지역에는 군부대의 주둔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국방부가 예비이전부지로 선정한 화성시는 2조원대의 예산을 자랑하는 경기도 No5 안에 드는 기초단체이며 화옹지구 주변은 군부대주둔으로 인해 얻는 소득보다 관광소득으로 얻어지는 재화의 규모가 훨씬 크다는 것을 수원시가 간과했다는 점이다. 단지 어설프게 화성시가 수원시보다 못살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으로 “군부대 주둔해서 지역경제가 발전할 것이다‘라고 말한 셈이다.

수원시와 화성시의 관광수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나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원시의 대표관광지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은 관광적자에 허덕이면서도 매년 수백억의 예산을 수원화성 복원에 쓰고 있다. 그러나 수원화성이 경기도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성장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 수도권 전체적으로 볼 때, ‘수원화성’은 비슷한 광관성격을 띠고 있는 ‘용인 민속촌’이라는 벽을 넘을 수 없고, 매일 기적을 연출하는 화성 서부 해안의 바닷가를 뛰어 넘기는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시는 “화성 바닷가 근처에 전투비행장이 들어서서 경제가 발전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찌 보면 화성시 관계자들의 코웃음은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화성시의회 시의원들과 시민들이 국방부 앞에서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를 외치는 모습

또한 화성시는 화성서부해안을 화성시가 세계 7대 부자도시로 가는 중요한 열쇠로 보고 집중투자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경기도와 함께하는 “지붕 없는 역사박물관 사업인 에코투어”가 화성서부해안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전쟁 없는 도시를 상징하는 매향리 평화공원, ‘하루 두 번 길이 열리는 젊은이들의 관광투어지 제부도’가 연간 200만 이상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면서 시의 집중투자가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오르고 있다. 그런데 이곳에 전투비행장을 이전하면 좋겠다며 수원시가 찬물을 끼얹진 셈이다. 그래서 양 시의 공무원들이 사활을 걸고 전투에 임하게 됐다.

그러나 수원시는 결코 물러설 생각이 없다. 수원전투비행 이전은 정체되어 있는 수원시의 도시재생을 한 번 더 꿈꾸어 볼 수 있는 기회이며, 수원시장을 포함한 일부 정치인들이 약속한 전투비행장 이전문제를 실현시키지 못할 경우 수원 정치권 전체와 수원시 행정에 대한 거친 비난이 충분히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경만 기자 /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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