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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결산 ⓸교육도시 오산 절반의 성공

 평생학습의 완결판 오산백년시민대학
 도시가 바로 배움터 실현


남과 북이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서로를 해방시키겠다며 격렬하게 전쟁을 치르던 지난 1952년 오산에 사는 사람들이 한데 모인 적이 있었다. 그들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오산에 학교를 만들어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인재를 키워내자고 했다. 어떤 사람은 쌀을 기부하고, 어떤 이들은 땅을 기부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학교가 오산학원이다. 당시 만들어진 오산학원은 지금 오산중학교, 오산고등학교, 오산대학교의 모체다. 그래서 오산학원의 실질적인 주인은 오산 시민이라는 말이 지금도 나오고 있다.


   ▲ 오산시 전경


교육에 투자해 나라의 백년동량을 만들자는 그들의 생각은 옳았다. 그러나 한국이 산업화의 길을 걷고 지방자치제가 도입되면서 오산은 많이 뒤쳐졌다. 산업의 기반시설이 부족하고 지방교부세만으로 운영되는 지방자치제도는 오산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십여 년째 인구 20만을 오르락내리락하는 상황에서 지방재원은 늘어나지 않고 도시는 위축되어 가기만 했다. 인근의 도시들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해 나갈 때 오산은 제자리걸음에서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총체적 난국에서 오산시가 꺼내들은 카드는 역경을 딛고 학교를 만들었던 선조들처럼 교육이었다. 오산시는 지난 민선5기와 현재의 6기에 시 재원을 집중적으로 교육에 투자했다. 지난 민선5기에 전체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시작한 생존수영 강습은 타 도시에서 벤치마킹을 하러 오는 오산만의 자랑이 됐으며 현재 실시하고 있는 백년시민대학은 평생학습의 완결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제6차 세계성인교육회의 중간점검 당시 오산에서의 평생학습 시현 모습


    ▲ 유네스코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칭찬했던 오산의 평생학습.

오산이 교육도시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4000억 정도에 머물러 있는 오산시의 일 년 예산에서 가용예산은 400억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당장 시급하게 써야할 예산을 왜 교육 분야에만 집중하느냐는 성토도 많았다, 그리고 경기도 또는 정부와 맞대응 사업을 몇 개만 벌여도 예산이 바닥을 보이는 상황은 오산시에서 큰 사업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지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산시는 가용예산을 쥐어 짜듯하며 교육에 집중 투자했다. 시청 앞마당은 물론 마을마다 크고 작은 도서관이 만들어지고 주민센터에도 간이 도서관이 생겼다.

경기남부에서 가장 면적이 작은 도시에 해당되는 오산시 곳곳에 작은 도서관이 생기면서 오산시는 뚜렷한 변화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도서관을 중심으로 토론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그리고 이 작은 움직임은 오산시 전체를 대학으로 바꾸는 밑그림이 됐다. 오산시는 지난 2017년 말부터 오산시 전체를 하나의 커다란 캠퍼스화하고 오산의 크고 작은 도서관을 중심으로 강의실을 운영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완성을 바라보고 있는 교육의 선순환 구조

강의는 시민들이 원하는 것을 위주로 커리큘럼을 짜고, 강의를 듣고자 하는 사람들은 집 근처의 도서관에 가면 자신이 원하는 강의를 듣고, 배우고자 하는 것을 쉽게 배울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오산시는 학점을 추가하고 학점을 다 이수하면 졸업장을 주는 형식까지 갖추었다. 그렇게 되자 도시의 많은 사람들이 오산백년시민대학을 다시 보게 됐다. 도시가 곧 학문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배움터로 바뀐 오산시는 그렇게 교육도시가 됐다.


   
▲ 곽상욱 오산시장을 반기는 오산시민들.


    ▲ 오산 청소년들과 곽상욱 오산시장

곽상욱 오산시장은 오산시를 배움터 그 자체로 변화시키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그리고 곽 시장은 “교육 때문에 사람들이 오산으로 이사 오고, 오산에 정주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곧 가지게 될 것이다. 지금은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지만 수년 뒤에는 오산이 대한민국을 뛰어넘어 세계 최고의 교육도시가 될 것으로 본다. 배움을 시작하는 아이들에서부터 정년을 눈앞에 두거나 이미 나이가 많이 드신 분이라도 오산에 오면 배우고 싶은 것을 무상으로 맘껏 배울 수 있는 도시가 완성되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한다.

곽 시장의 말은 이미 일부 재현되고 있다. 지난 10월 오산에서 개최됐던 ‘2017 오산 글로벌 평생학습 포럼’에 참가했던 나이 드신 오산 시민은 단상에 올라 “제 나이가 70을 바라보고 있는데 오산에서 배워서 이제는 배웠던 것을 가르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전공도 생겼다. 생각해 보면 오산에서 산다는 것이 참 행운이다”고 말했다. 도시가 곧 배움터이고 배워서 재능을 다시 사회에 기부하는 교육 선순환이 2017년 현재 오산에서 실현되고 있는 중이다.


전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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