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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0억으로는 습지 440만평을 살 수 없다

 화옹지구 습지 440만평의 가치는 100조원
 기계화 전투비행단을 습지에 주둔시키겠다는 제안 동의할 국민 없어


경제가 발전하고 사회가 고도화 될수록 사람에게 더욱 필요한 것이 습지라는 것을 우리는 지난 2000년대 초에 알았다. 지구과학적 연구가 더 많이 진행되고 발표되면서 습지가 가지고 기능이 단순히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순기능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지난 1997년 국제 습지협약인 람사르 협약에 가입했다.


    ▲ 화성 매향리 해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습지라면 내륙 습지인 창녕 ‘우포늪’과 연안 습지인 ‘순천만 습지’가 있다. 그리고 경기도 화성의 화옹지구는 곧 인공습지로는 최초로 람사르 습지조약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는 습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시에서는 수원전투비행장 이전을 위해 화옹지구 440만평을 매립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덧칠을 하고 그 위에 기계화 부대에 해당하는 전투비행단을 주둔시키는 대신 화성시민에게 5100억을 지원하겠다는 터무니없는 제안을 하고 있다.

수원시의 이런 제안은 수원시의 도시재생을 위해 경기도 전체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큰 가장 큰 혜택을 주고 있는 습지를 매몰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습지가 가지고 있는 기능을 완전히 무시하겠다는 발상에서 나온 이기적인 전략으로 보고 있다. 수원전투비행장 예비이전부지로 선정된 화옹지구의 정확한 위치는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일대다. 기후적으로는 서안해안형 기후를 띠고 있으며 약 53km에 이르는 화성 서해안 갯벌과 화옹지구가 맞닿아 있는 연안습지다.


   ▲ 2017년 10월 화옹지구의 모습

화옹지구는 내륙습지와 연안습지의 중간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런 조건으로 인해 화옹지구에서는 순천만 습지 다음으로 서식하는 새들의 종류가 많고, 생물 개체 수는 오히려 화옹지구가 더 많은 편이다. 연안습지에 휘귀종 새들이 많은 이유는 습지가 가지고 있는 순기능 중에 질소와 유기물질을 빨아들이는 기능 때문이다. 습지에서 질소와 유기물질을 흡수하면 이를 먹고 자라나는 작은 생물들이 자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즉 습지에는 새들이 좋아하는 건강한 먹거리가 매우 많다는 뜻이다.

또한 습지는 질소와 유기물질을 흡수하기 때문에 공기정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여기에 더해 습지는 대량의 이산화탄소까지 빨아들이는 기능을 하고 있다. 화옹지구 습지 440만평이 빨아들이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공기정화기의 가격으로만 환산해도 수천억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또 연안에 습지가 있으면 풍수해로부터도 안전하다. 대표적인 연안습지에 해당하는 갯벌과 인접해 있는 지역의 내륙안쪽이 풍수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이유는 습지가 저기압의 에너지를 습지가 일부 흡수해 그 세력을 많이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화성 향남이나 수원에 큰 자연재해가 없는 것이 바로 화성 서부해안의 갯벌 덕분인 것도 있다.

그리고 습지의 또 다른 기능 중에는 지하수 정화기능이 있다. 습지를 흐르는 물은 습지에서 자라나는 각종 식물들에게 영양을 공급하는데 이것이 오염물질을 자연스럽게 정화해 지표수로 흘려보낸다. 토양 오염을 막기 위해 일부로 내륙습지를 건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화옹지구의 습지는 화성 서부해안갯벌에 오염된 물질들이 흘러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덕분에 우리가 건강한 갯벌 생물들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 화성시민들의 수원전투비행장 이전 반대 현수막

이런 것들을 종합해보면 수원시가 제시하는 5100억으로는 갯벌에 깨끗한 물을 보내 건강한 생물자원을 길러낼 수 있는 시설 건립조차 어렵다.  또한 습지가 사라져 오염이 가속될 수 있는 화성호의 수질정화비용은 매년 수백억이 들어가도 깨끗해진다고 보장하기가 어렵다.

특히 화옹지구가 서쪽으로부터 불어오눈 중국발 미세먼지와 일산화탄소 등을 흡수해주고 있는 기능을 상실했을 경우 화성 향남, 봉담, 동탄, 수원의 공기질 악화에 대한 개선비용과 치료비용은 수원시의 재원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큰 재앙이다.

그리고 수원시가 수원전투비행장 이전 문제에 관련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통상의 기계화사단 또는 부대는 항공대대를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다. 기계화사단이 소유한 항공대대는 헬기를 주축으로 한 공격부대이다. 문제는 이런 부대들이 엄청나게 많은 휘발성 물질들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원전투비행단은 육군의 항공대대 수준이 아니고 미군과 공용으로 사용하는 초대형 전투비행단이다.


   ▲ 화옹지구 입구에 핀 꽃들

이미 용산 미군기지의 오염문제에서 보아 왔듯, 기계화 부대들이 주둔하면서 오염시킨 토양문제는 국가적 재난이다. 기계화된 초대형 전투부대를 습지위에 주둔시키겠다는 생각을 누가,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기름 없이는 살 수 없는 초대형 기계화 전투부대를 갯벌과 습지가 붙어 있는 지역에 옮기겠다는 생각에 동의할 국민은 없다.

화옹지구에 기계화전투비행단을 주둔시키기 위해 440만평의 습지를 매립해 전투비행장을 건설하는 문제는 이제 화성시 우정읍 만의 문제가 아니고 수원, 화성을 포함해 수도권 전체 국민의 건강과 안녕을 위한 문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수도권 전체 주민의 의견수렴이 필요한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전경만 기자 /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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