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장애인체육회의 패럴림픽 "Impossible is Nothing"
한국의 사회적 상황에서 남과 다르다는 것은 차별을 받을 소지가 충분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인종차별이 심한 나라 중에 하나인 한국에서 남과 다르다는 것 특히 장애로 인해 남과 다름이 표가 날 경우 장애인들은 세상 밖으로 나가기조차 꺼려하는 것이 한국사회의 특징이라고 한다, 그런 한국에서 패럴림픽이 열리고 3월 18일 성대하게 막을 내렸다. 이번 패럴림픽에는 49개국에서 567명이 참가했다. 패럴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국가가 참가했고 또 가장 많은 선수들이 참여한 경기가 평창 패럴림픽이다.
▲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서포터단이 남경필 경기도지사, 장호철 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과 함께 평창 패럴림픽 경기장애서 응원을 하고 있는 모습
패럴림픽 (Paralympics)은 신체·감각 장애가 있는 운동선수들이 경쟁하는 국제 스포츠 대회로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 대회 이후부터 국제 패럴림픽 위원회(IPC) 주관으로 4년마다 올림픽 개최 도시에서 올림픽 폐막 후에 열린다. 원래는 척주 상해자들끼리의 경기였기에 Paraplegic(하반신 마비)과 Olympic(올림픽)을 합성해 만든 명칭이었지만, 다른 장애인들도 대회에 참가하면서 현재는 '나란히'라는 뜻의 그리스어 전치사 Para를 사용하여 올림픽과 나란히 개최됨을 의미한다.
아직도 패럴림픽은 올림픽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고 지원도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스포츠를 통해 장애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것이고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들의 스포츠 경기가 일반 선수들의 스포츠 경기와 같을 수는 없는 것도 현실이다. 장애의 종류가 워낙 많고 그에 따라 경기의 규칙과 형식도 조금 다를 수 있으며 경기를 준비하기 위한 시간과 노력도 보통에 비해 더 들어가기 마련이다.
경기도에서는 경기도장애인체육회를 중심으로 패럴림픽을 준비했다. 경기도장애인체육회는 패럴림픽이 개막되기 약 1년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경기도장애인체육회의 실무행정을 담당하는 허범행 기획지원과장과 차돌이 체육진흥과장은 장애인들의 가장 큰 잔치라고 볼 수 있는 패럴림픽에 필요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준비해야 했다. 그것이 그들의 일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장애인들의 마음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것도 그들이었기 때문이다.
차돌이 과장은 패럴림픽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예산 확보의 문제라고 했다. 경기도장애인체육회는 지난 2017년 6월 2차 추경 당시부터 예산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장애인들이 경기에 출전하면 일반인보다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는 것을 잘 모르기 때문에 실무 담당자들은 경기도의회를 자기 집처럼 드나들며 예산이 왜 필요한지를 설명해야 했다. 밤을 세워가며 예산서를 만들고 또 설명하기를 반복했다. 장애인체육회의 장호철 사무처장은 그 자신이 경기도의회의 부의장이었던 과거를 모두 내려놓고 입에서 단내가 날 때까지 경기도의회 의원들에게 지원을 호소했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경기도장애인체육회의 패럴림픽 예산은 확보됐다.
예산이 확보됐다고 해서 모든 준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일반선수들과 달리 장애를 가진 체육인들은 국가대표 상비군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대회가 열리기 전에 그때그때마다 사전 경기를 열어 성적 우수자가 출전하는 그런 시스템 속에 선수들이 선발된다. 이번 패럴림픽도 상황은 비슷했다. 그래서 실무자들은 “똥줄이 탔다”고 말한다. 실무를 담당했던 차 과장은 “각 연맹에서 선수들을 선발해 통보해 준 것이 개막 2주 전이었다, 선수 선발이 완료되기까지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것 같았다”며 당시의 어려움을 표현했다.
경기도에서는 14명의 선수들 중 8명이 최종 선발되어 패럴림픽에 참가했다. 이들이 먹고, 자고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뒤에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한 것은 경기도장애인체육회의 직원들이다.
▲ 경기도장애인체육회의 평창 패럴림픽 참가 실무를 담당했었던 차돌이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체육진흥과장
경기도장애인체육회의 지원은 선수 선발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패럴림픽 서포터 단원 모집을 위해 개막 일 년 전부터 사람들을 모집하고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이들과 함께 경기도와 평창, 강릉을 오가며 경기도장애인 선수들이 움츠려들지 않고 모든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과 응원을 다했다. 이들이 있어서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소속 선수들은 환하게 웃으면서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모든 경기가 끝난 후 차돌이 과장은 긴 숨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싶다고 말한다.
사범대를 졸업하고 나서 안정적인 교사로서의 길보다 장애인들을 위한 삶에 헌신한 차 과장은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에 대해 “이보다 더 스펙터클한 업무는 없다. 그래서 이 일이 좋다”며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열정과 자부심을 내보이고 있다. 그리고 패럴림픽과 장애인체육회에 대해 취재에 들어가자 경기도장애인체육회의 수장인 장호철 사무처장은 “내가 한 일이 뭐 있나, 실무자들이 가장 고생했지”라며 실무자 인터뷰를 더 권유해 준다. 이들 덕분에 경기도장애인체육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누구인가의 영광, 특히 장애를 가지고 있는 체육인들의 영광 뒤에는 이들을 지지해 주고 응원해 주는 장애인체육회 직원들의 노고가 조용히 숨어 있다.
전경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