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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시장 출마자들에게 드리는 제언

 밖에서 본 오산은 여전히 지속가능한 도시
 문화유산만 잘 발전시켜도 먹고 살만 한 도시


경기남부의 소도시 오산은 인구 22만에 지역면적이 면적 42.73㎢에 불과한 미니 도시다. 도시면적에 비해 많은 인구수가 살고 있는 편에 속한다. 오산시가 면적에 비해 많은 인구수가 살게 된 것은 이곳이 한때 화성군의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1989년 오산시로 승격되기 이전까지 화성의 행정중심지이었기 때문에 행정과 문화시설이 오산에 집중되었고 화성군의 부자들만 사는 도시로도 소문이 났었다. 그러나 현재는 인근 도시인 수원시나 화성시에 비해 저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오산시청

오산시의 저력이 떨어진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큰 문제는 정치력의 부재가 제일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오산시에 비해 턱없이 낙후 되었던 화성시가 경기도 제일의 성장도시로 거듭나면서 오산시와 많이 비교된다. 그러나 화성시의 저력은 인구나 문화가 아닌 화성시의 큰 면적에서 나온다. 화성시의 면적은 서울시 면적의 약 1.4배 규모다. 수도권에 속한 화성시가 큰 면적과 바다와 접해있다는 것만으로도 오산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 화성시의 정치권은 지난 십여 년간 이를 잘 활용해 오늘날의 화성시를 만들어냈다.

반면 오산시의 정치권은 지난 10년간 외적 성장에 몰두 했으나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수원 권선구의 반 정도 크기에 해당하는 오산시의 인구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을 뿐이다. 인구수의 증가에 비해 도시의 발달이나 계획 등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더디게 성장한 도시가 오산이다. 그것은 오산시의 정치권들이 보여주기 행정에만 몰두한 것도 있으며 주민들 간의 갈등이나 이권 다툼문제에 대해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에 기인한 바가 크다.

또한 오산뿐만 아니라 경기남부의 전체의 상황을 아우르는 시각을 가진 정치인의 부재도 오산발전의 걸림돌이 됐다.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들은 십 수 년째 오산 독산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말만 했지 실제로 한 것은 하나도 없다.

선거철만 되면 독산성을 수원화성의 위성으로 세계문화유산에 편입시키고 수백만의 관광객이 오산을 방문할 수 있도록 큰소리친 정치인들이 넘쳐났기 때문에 오산의 발전은 제자리걸음이었다.



   ▲ 백제인들의 축성기술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오산 독산성은 오늘날 일본이 자랑하는 산성의 원형 모델이다.

한 발만 물러나서 생각해 본다면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은 적자투성이 관광 사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도권에서 주말 하루 아이들과 함께 어디를 방문하다고 하면, 용인 에버랜드 또는 화성 서부 해안이다. 수원화성은 이미 관광 사업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시가 20년간 2조원을 투자해가며 수원화성을 수원의 랜드마크로 키워나가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수원화성은 수원시민의 자존심이자 수원의 원래 모습이다. 이것을 적자가 난다고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장기간의 계획을 만들고 투자를 이어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오산 정치인은 독산성을 수원화성의 위성 성곽으로 편입시켜 관광 사업을 벌이겠다고 공약을 했으니 얼마나 어리석은 공약인가 싶다. “오산은 수원의 아류가 아니다”라는 개념이 오산의 정치인에게는 없었다. 그저 직위만이 탐났을 뿐이다. 오산 독산성은 6세기 전후에 건축된 세계 최고수준의 백제문화이며 그 자체가 수원화성을 뛰어넘는 세계적으로도 귀중한 고대문화유산 이라는 점을 오산 정치인들은 간과했다.

 오산의 문화적 자산은 차고 넘치는데.......,

오산의 저력은 오산 독산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산 독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몰라보는 정치인들이 오산을 좌지우지 하는 동안 오산시의 근대문화유산 하나가 더 개발되지 못했다. 내삼미동과 와삼미동의 경계에 가면 길이가 약 1.5Km 정도 되는 약 100년 정도 되어보이는 과거의 지하터널이 있다. 적어도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터널은 오산 외곽에서 오산 중심으로 들어가는 마치 만화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터널이다.

광명시의 양기대 전 시장이 광명의 폐광을 사들여 광명시를 세계적 관광 광명시로 만들 때 오산 정치인들은 놀고 있었다. 오산 터널은 광명동굴보다 훨씬 양질의 좋은 터널이며 좋은 스토리도 가지고 있다. 마침 터널 위의 산에는 남북전쟁당시 미군이 북한의 전차와 처음 조우해 대패한 것을 기념한 장소까지 있다. 이 터널은 남북전쟁당시에도 중요한 퇴로의 수단이었다. 오산에는 문화유산이나 자원이 없는 것이 아니고 개발할 의지와 상상력이 없었다.

오산시의 자원 중 하나는 오산 부산동이다. 오산 부산동은 지난 1960년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한편의 영화 같은 마을이다. 오산의 변방을 경부고속도로가 갈라놓으며 중심부에서 멀어져 있던 부산동은 강물 같은 세월의 시간을 고스란히 담아 보존하고 있다. 이곳이 한국 민속촌보다 한국인에게 더 정감이 갈 수 있는 곳이 될 가능성은 상당하다. 다만 개발업자들과 정치인들의 관심이 동상이몽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 오산천과 주변 모습   

마지막으로 오산천 문제다. 오산을 가로질러 흘러가는 오산천은 수원천에 비해 몇 배 규모가 큰 하천이다. 오산천의 원천인 용인 신갈저수지의 오염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으나 오산천 자체는 도시경쟁력의 주요 관건이다. 어떤 정치인은 오산천을 파리의 세느강처럼 만들겠다는 공약을 했었다. 말에 불과한 공약이었다. 겨우 생색내기로 오산천을 몇 번 청소했다고 오산천이 맑아지거나 그림 같은 세느강이 되지는 않는다.

수원시가 수원화성을 복원하는 것에 수원시민 전체가 달라붙어 20년 이라는 장기투자계획을 세우고 매분기마다 상황보고를 하는 것처럼 하지 않고서는 오산천이 세느강이 될 일은 만무하다. 오산천이 금 모래빛 넘실되는 세느강이 되려면 적어도 구체적인 예산과 실행계획 등이 매 분기마다 보고되고 이를 오산 시민들이 다 같이 나서야 하는 상황이 필요하다,

현재의 오산은 면적에 비해 가진 것이 너무도 많고 앞으로도 변화되어야 할 것이 너무도 많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선거철만 되면 이미 철지난 산단 유치를 부르짖으며 실천하지 않고, 대형병원을 유치한다며 가져다 쓴 돈에 대해 결과도 없이 사과하지 않고 있으며, 지킬 수도 없는 허무한 공약들만 반복해서 나열할 뿐이다.

지금의 오산은 과거의 외형적 성장에 기댈 것이 아니고 오산이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유심히 살펴봐야 할 때다. 오산시 전역에 걸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아파트 단지의 벽을 허물어, 그곳에 나무를 심고 소로를 만들어 서로 연결만 해주어도 공원과 녹지가 충분히 확보될 수 있는 지역이 오산이다. 또한 이미 교육환경은 반은 성공한 도시이기도 하다. 가능성은 있으나 이를 개발해 시민들에게 희망과 꿈으로 돌려주겠다는 좋은 정치인이 없는 도시가 바로 오산이다.

전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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