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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암 이원규의 '노란 뿔이 난 물고기'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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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경험들에 대하여 잔잔하게 시를 풀어쓰기 시작
오산 1962~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다 글을 만큼 쓸 수 있다면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아니다. 간혹 시문학(詩文學)에 재능을 보이는 천재가 있기는 하지만 그들은 백년에 한 명 혹은 천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일이다. 대게의 시인들은 오랜 시간을 통해 경험을 쌓고 그 위에 생각으로 겹겹이 수많은 탑을 쌓아올린 사람들이 쓰는 글이 시(詩)이다. 덕분에 경륜이 묻어나는 시일수록 읽기가 편한 것이 사실이다.

 

▲ 시집 '노란 뿔이 난 물고기'  / 표지는 손녀의 작품이라고 한다

 

부천의 시인 경임 이원규 선생의 시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어린 시절 문학소년 이었던 이 원규 시인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꾸준하게 시를 써 왔었다. 그러나 모든 젊은이들은 누구나 한번쯤 진보 운동가가 된다는 말이 있듯 정치판은 그를 끌어 당겼고 결과는 패가망신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강원도로의 유배 아닌 유배 생활......, 사실상 유배가 아닌 잠적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 수도 있다.

 

강원도에서의 생활은 그의 건강을 젊은이 못지 않게 만드는 비결이 됐다. 건강해진 이원규 선생은 도심에 나와 잠깐 신문사 생활을 하며 견우가 직녀를 만나듯 반려자를 찾아서 부천에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그간의 경험들에 대하여 잔잔하게 시를 풀어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시집이 오늘 소개하는 ‘노란 뿔 이난 물고기’다.

 

경기문화재단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노란 뿔 이난 물고기’는 총60여 편의 자전적 메시지가 들어 있는 시집으로 누구나 읽어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우리 생활 속의 철학들이 담겨져 있다.

 

아래는 시집에 들어 있는 시 중에 한편이다.

 

꿀 벌

 

                                              경암 이원규

 

꿀집 할아범 아주 세상 뜨던 날

맏상제보다 더 목놓아

지이징 징징

꿀벌들은 울더란다

 

양지바른 뒤란

나리꽃 듬성듬성 서 있는 꿀집

무시로 드나들던 구멍을 기어 나와

꿀물 쏟으며 울더란다

 

할아범 꽃상여에 누워

산으로 아주 들던 날

이마에 흰 테 두른 꿀벌들이

한발 앞서가더란다

길도 아닌 산길 오르며

떴다 졌다

길을 내며 날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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