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명희
*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 수원문인협회장
* 행복제작소대표
* 전 정자초등학교 교장
* 저서: 시집 사랑한잎 그리움 한잎
* 외 동시집 : 사랑의 반딧불
나무와 바람
ㅡ아무도 모르지만 ㅡ
정 명희
나무는 하늘만 바라보는게 아니지
그들은 수 없는 길을 만들어 내고 있는 거야
숲속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면
나무 가지를 타고
새들이 날기 위해
연습하는 길이 보이지
수 만 가지의 소리들을 달고 흘러가는 계곡 물을 보살 피기도 하고
다람쥐가 눈 감고도 먹이를 찾는 길을 내 주기도 해
나무는 바람에게 길을 만들어 주기도 하지
처음가는 길을 낯 설지 않도록 길을 내주는 나무의 길
마치 엄마가 첫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를 부축여 주듯이
아주 천천히 길의 문을 터주지
바람은나무들 속에서
윙윙 노래도 부르고
나뭇 잎들에 앉아
휴식을 배우지
나무는 바람에게 길을 묻지 않아
바람이 나무에게 길을 묻고 있어
그 오랜 세월을 한결같이
그 자리에서서 맴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