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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애에 흐르는 시간들

박인환 (1926~1956)

강원도 인제

국제신보에 '거리'로 등단

종군기자, 모더니즘 운동에 참여

1956년 31세의 나이로 사망

 

 

나의 생애에 흐르는 시간들

 

                          박 인 환

 

 

나의 생애에 흐르는 시간들

가느다란 일년의 안젤루스

 

어두워지면 길목에서 울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숲 속에서 들리는 목소리

그의 얼굴은 죽은 시인이었다.

 

높은 언덕 밑

피로한 계절과 부서진 악기

 

모이면 지낸 날을 이야기한다

누구나 저만이 슬프다고

 

가난을 등지고 노래도 잃은

안개 속으로 들어간 사람아

 

이렇게 밝은 밤이면

빛나는 수목이 그립다

 

바람이 찾아와 문은 열리고

찬 눈은 가슴에 떨어진다

 

힘없이 반항하던 나는 

겨울이라 떠나지 못하겠다

 

밤새 우는 가로등

무엇을 기다리나

 

나도 서 있다

 

무한한 과실만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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