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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숨은 보물 비봉습지공원

쉬어가는 하루 그리고 가족과 함께라면 더욱 좋은........,

오산의 인구수보다 공장이 더 많다는 화성은 확실히 경기도의 심장으로 자리 잡았다. 화성 어느 면이나 읍을 가도 공단이 한 두 개쯤은 있는 도시가 화성이다. 그래서 삭막할 것만 같은 화성의 내륙에도 보물 같은 습지가 있다. 바로 화성 비봉면 삼화리와 동화리의 공유수면 연접부에 소재한 비봉습지 공원이다.

 

▲ 비봉습지공원관리소 겸 전망대

 

비봉습지공원은 지난 2015년 화성시가 수자원공사로부터 인수를 받아 관리에 들어갔으며 민간에게도 개방이 됐다. 비봉습지공원의 원래 용도는 시화호로 흘러들어가는 동화천물을 자연적으로 정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동화천 하류를 기점으로 안산갈대습지와 화성 비봉습지로 나눠진다. 그리고 동화천 하류에는 화성 송산신도시라고 알려진 새솔동이 있다.

 

비봉습지를 방문하면 제일 먼저 보게 되는 곳은 관리사무소 겸 습지전망대이다. 관리사무소는 3층 건물로 되어 있으며 2층에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또한 3층에 올라가면 비봉습지 전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 망원경을 통해 습지를 유심히 들여다보면 각종 수생동물들이 수면위로 머리를 내미는 광경을 종종 볼 수 있다. 가끔 생태계 파괴종인 동물들도 있지만 이들조차 잡는 것도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 둘이 걷기에 딱 좋은 자연도로

 

관리사무소 오른쪽 길을 따라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비봉습지공원길이 나온다. 습지입구에 해당하는 길에는 이름 모를 나무들이 열병식을 하는 것처럼 길을 따라 서있다. 그리고 나무와 나무 사이에는 새로 식생을 한 것처럼 보이는 작은 소나무들이 보인다. 그렇게 길을 따라 가면 얼마 안가서 4갈래 길이 나온다. 좌측으로는 넓게 펼쳐진 갈대밭과 그 앞을 조망할 수 있는 쉼터가 나온다. 나무로 만들어진 쉼터에 앉아 갈대숲을 바라보면 쉴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주는 장소다. 연인과 함께라면 오래 동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장소다.

 

사거리에서 직진을 하면 동화천을 만날 수 있다. 처음 만나는 사거리에서 동화천까지 한 200m를 더 걸어가는 길에는 향나무들이 가을 햇볕을 받아 자라고 있다. 길 자체는 약2m 폭이 안 되는 비포장도로이기 때문에 걷는 맛이 일품이다. 간혹 나무와 나무사이에는 큰 거미들이 거미줄을 쳐 놓고 눈먼 날벌레들을 포획하려는 음흉스러운 시도를 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갈림길에는 조류를 관찰할 수 있는 2층 높이의 나무 전망대가 있으나 실효성은 약간 떨어진다.

 

▲ 비봉습지내에 있는 수로

 

직선도로의 끝에는 작은 쉼터가 있어 산책하는 사람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놨으나 내구성 자체는 떨어져 보인다. 보다 실용적인 쉼터로서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다시 동화천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넓어진 동화천의 하류와 만나게 된다. 사람의 인적이 드문드문 해서인지 섬뜩한 경고판이 보인다. 경고판의 내용은 한 마디로 “뱀 조심”이다.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결코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구간이 종종 보이며 언제 헐려도 무방해 보이는 시멘콘크리트 다리들이 동화천을 건널 수 있도록 해 놨다. 그러나 이곳이 습지로 지정되면서 다리로서의 기능은 상실했다.

 

비봉습지의 가장 큰 장점은 오솔길 같은 도로를 따라 걷는 재미이다. 도로 옆에 자라는 수많은 풀들과 벌레들 그리고 습지를 따라 넓게 자라는 갈대들과 부들은 오는 사람을 막지 않고 그저 반겨만 준다. 사용연한이 한참 지난 콘크리트 다리위로 까만 새가 “이곳은 나의 영토다”라며 울고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새의 이름은 뜸부기라고 했다. 뜸부기와 사람을 무서워 하지 않는 까치들이 영토전쟁을 벌이고 있는 사이에도 이름 모를 들꽃들은 친절하게 길 안내를 하고 있다. 꽃들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 가다보면 종종 나무로 만든 긴 다리들을 볼 수 있다. 다리 위를 걸어가는 소음에 놀란 참새들이 급하게 하늘로 날아오르는 장면은 장관이 아니라 걷는 사람과 날아오르는 새 모두가 같이 깜짝 놀라는 풍경이다.

 

▲ 낚시인이 제일 좋아할 만한 자리를 뜸부기가........, (낚시 절대금지 입니다)

 

▲ 습지라 먹거리가 풍부해 행복한 거미

 

처음 만난 사거리에서 직진을 하다 우측으로 꺾어 나무들과 함께 동화천을 구경하면서 걷다보면 다시 사거리인 원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접어들면 비봉습지에서 가장 넓은 갈대밭이 기다리고 있다. 연인이라도 좋고, 가족과 함께라면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는 것이 이곳이다. 그리고 쉼터도 비봉습지에서 가장 큰 규모로 만들어져 있어 잠시 쉬어가기에 좋은 곳이다. 특히 해가지면 노을을 보기에는 가장 안성맞춤인 곳이다. 좌측으로 이어진 길은 비봉습지 입구에 있는 체육공원과 연결되어 있지만 현재는 체육공원으로 직접 들어오는 것은 막고 있다.

 

▲ 비봉습지의 원주민인 갈대들이 인간의 영역인 다리위를 넘보고 있다.

 

▲ 습지에서 만나는 들꽃들

 

비봉습지를 전체적으로 돌아보는 코스는 약 2km 정도이며 약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을 잡고 돌아보면 된다. 물론 새들과 대화하고 나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다보면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다만 편의시설이 없기 때문에 마실 수 있는 음료정도는 준비하는 것이 좋다. 아직 사람의 손길이 더 필요하고, 정비도 더 필요해 보이지만 비봉습지에서 가장 크게 필요로 하는 것은 사람의 애정이다. 습지에 대한 애정이 커질수록 비봉습지는 사람에게 더욱 친절한 자연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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