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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 誦/ 윤수천

윤수천(1942~)

 

충북 영동

74년 소년중앙문학상 동화 당선

75년 소년중앙문학상 동시 당선

7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으로 문단 데뷔

저서: ‘꺼벙이 억수, 인사 잘하고 웃기 잘하는 집, 고래를 그리는 아이, 내 짝은 고릴라, 나쁜 엄마, 담구멍 친구 할래요?’ 등 80여권과 동시집: ‘아기 넝쿨’, ‘겨울 숲’, 시집: ‘쓸쓸할수록 화려하게’,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한국동화문학상 수상

 

 

수원 지동은 바람도 가난뱅이들만 찾아든다

풀도 서러운 풀들만 모여 살고

달도 외로운 달만 뜬다

 

시 읽기/ 윤형돈

동화작가로 더 잘 알려진 윤수천님은 수원의 대표적인 문학계 명사名士이시다. 꺼벙이 씨리즈 외 80여 편의 작품을 줄줄이 지어내시면서 몇몇 작품이 교과서에 실린 것은 물론이고 평소 그분의 지론대로 쉽고 편하고 재밌게 읽히는 작품들로 많은 사랑과 감동을 주고 계신 분이다. 동화를 주로 쓰지만, 간간히 ‘빈 주머니는 따뜻하다’와 같은 짤막한 잠언의 시들도 발표하면서 후진들의 ‘영원한 소년‘으로 살고 계신다.

수원지동은 그 분이 현재 거처하고 계신 곳이다 집 담벼락엔 대표작인 꺼벙이 만화 일부도 그려져 있고 그야말로 수원통닭에 버금가는 투어 관광명소다. 그 지역에 원래 못池이 있어 ‘지동’이라는 마을 이름도 제격이다. 아마도 자택에서 지동시장 골목길을 쪼르르 걸어내려 오시면서 이 글을 착상하셨을 게다. 그 분은 사실 매일 아침 넥타이 정장으로 출근하시듯 수원지역을 약간 벗어난 사강 동리까지 버스를 타고 왕복하시며 작품을 구상하신다고 한다. 동심의 맑은 눈으로 세상살이를 짚어 가면 작품의 내면 곳곳에 서민처럼 친근하고 애정 어린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시를 읽어보면 가난할 때, 서러울 때, 외로울 때 시가 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시장 주변을 맴도는 바람 같은 가난뱅이, 주정뱅이들이 서러운 풀처럼 살아가는 풍경이 한눈에 보인다. 풀은 바람보다 더 빨리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고 하지 않았나!

그러자니 밤에 뜨는 달마저 쓸쓸하고 외로워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쓸쓸할수록 화려하게’란 시를 통하여 고독을 외려 강인한 표상으로 대처한 바 있다. 지동시장 골목길엔 노점상 할머니들도 쭈그리고 앉아 손님을 기다리지만, 그 안쪽으로 순대타운에 들면 단골집 ‘장금이네’도 있다. 순대곱창 쫄깃한 맛에 가난한 사람들은 오늘도 곱창볶음에 탁배기 한 잔으로 지지리 못 난 자신의 운명을 한탄하며 잠시나마 변방의 설움을 씻어내기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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