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국가로 가는 동안 예산 부족으로
나라가 망할지
인구동력 상실로 국가가 붕괴 되는 것중
어느 것이 먼저일까?
<전경만의 와이즈 칼럼>
인구수가 늘지 않는다는 걱정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6월말 현재 대한민국의 주민등록상 인구는 5,174만 명이라고 한다. 오천만 동포라는 말을 10년 이상 듣고 있는 것 같다. 인구가 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아이를 낳지 않는 것 때문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다만 왜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만 잘 모를 뿐이다.
정부와 학계, 정치인, 언론사 등 대한민국 지식층이거나 오피니언 대다수들은 지금처럼 아이를 낳지 않으면 곧 인구절벽이라는 현실에 부딪쳐 나라가 힘들게 되고 결국 망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수없이 반복하면서도 막상 아이 낳기라는 현실 앞에서는 정답지를 만들어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이유를 곰곰이 따져본다면 지금의 젊은이들이 아이 낳기를 거부하는 이유는 보고 배운 것이 부모의 힘든 삶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아이를 위해서 나는 우리 부모처럼 살지 않겠다는 마음속의 다짐들이 쌓이고 쌓인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임신은 곧 축복이라는 수많은 명문들이 존재하고 아이는 존중받고 보호받으면서 원하는 교육을 맘 것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말은 신은 존재한다는 말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신은 존재하고 옳은 말이기는 하지만 현실에서 신보다는 돈이 우선이고 옳음보다는 법이 우선인 것이 현재의 세상이다.
현실에서 축복받아야 할 임신은 경력 단절의 시작이다. 기업들은 “임신으로 인해 몇 달 쉬어야 한다”고 하면 나가달라고 하는 것이 과반이 넘고 잠시 쉬는 것이 허락됐다고 하더라도 유급은 찾아보기 힘들며 쉬는 기간을 대신할 기간제 조차 없어 직장에 남아 있는 사람이 내 몫까지 일해야 하는 그것도 급여보장도 없이 일해야 하는 현실이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아이가 태어나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아이가 뒤집기 전 까지는 조심조심 먹는 것과 입는 것만 잘 돌봐주면 될 일이지만 6개월이 지나 뒤집기를 시작하면 단 한시라도 아이에게서 눈을 떼기 어려운 것이 사실적 육아다. 아이로부터 눈을 떼기 어려운 시기가 적어도 중학교 3학년 까지 이어지는 동안 정부로부터 받는 것은 누리과정 보육비, 의무교육의 범위 안에서 베풀어지는 무상급식 같은 것이지만 그동안 먹고, 입히고, 키우면서 들어가는 돈은 모두 개인의 돈이다.
그런데 그 교육비라는 것이 한두 푼이 아니고 급여 전체와 비슷할 경우도 있다. 맞벌이 부부가 생활을 해서 한 명은 아이를 위해 돈을 다 써도 모자라고 나머지 한 명이 버는 돈은 겨우 생활비 정도다. 누구인가는 매달 해외여행을 간다는 기사가 나오지만 그것은 아이가 있는 서민층들에게는 사치와 같은 말이다.
결국 임신함으로써 인해 자신의 경력은 단절되고 동료에게는 책임을 전가했으며 아이에게는 간신히 학비만을 보태주었을 뿐인데 어느 사이에 장년으로 젊어들고 마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이런 서글픈 인생을 교과서 삼아 부모에게 배운 아이들이 성장해서 아이를 낳을까 싶다. 결코 아닐 것이다.
아이 키우기 쉬운 복지 국가를 만드는 과정에서 국가 예산이 부족해 나라가 망할지 아니면 아이 낳기가 중단돼서 국가를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이 끊어져 먼저 나라가 붕괴될 것인지 정말 궁금하기는 하다. 그럼에도 정치권과 여야는 오늘도 아이 낳아야 된다고 주둥아리를 함부로 놀리고 있다. 누구를 죄인으로 만들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