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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군공항 이전에 따른 환경변화 예측해야

 성급한 전투비행장 이전은 끔찍한 재앙 불러올 수도 있으며
 피해자 대부분은 수원`화성 시민들


남북한이 대치중인 한국, 그것도 평화협정도 체결하지 못하고 종전협상이 유지되고 있는 한국에서 전투비행장이 필요하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없는 사실이다. 또 국가단위의 국방전략에서도 전투비행장은 반드시 필요한 전략자산이다. 그래서 수원군공항은 꼭 필요한 시설이다. 그러나 전투비행장이 내는 굉음은 민간인의 주거환경을 파괴하기 때문에 전투비행장 주변으로는 민간인이 거의 살지 않는다.


   ▲ 대한민국 공군의 전투비행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전투비행장 주변에는 민간인 주택들과 건물들이 많다. 수원시 주장에 따르면 2년에 한번 3천억 상당의 소음피해비용을 국방부가 지불한다고 한다, 지난 1954년 현 전투비행장 건설이후 수원시는 비행장 인근에 꾸준하게 건축허가를 내주었으며 지금은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비행장을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수원시의 비행장 이전 주장을 받아들여 경기도 화성시 화성호내의 화옹지구를 예비이전부지로 선정 발표했으며 현재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진행 중에 있다. 정치인들은 정치적 생명을 걸겠다며 강경투쟁을 예고하고 단체장은 중립을 벗어나 적극적으로 이전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져 아전인수식의 해석을 상대방에게 강요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가장 중요한 본질은 서로 피해가고 있다. 전투비행장을 이전함으로써 발생하는 피해의 진실과 규모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으며 전투비행장이 이전하면 이전지역이 지금보다 잘 살게 될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주장만 하고 있다. 군부대가 입주해서 그 지역이 발전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파주, 문산, 연천이 경기도에서 제일 잘사는 지역일 것이다. 초등학생도 알만한 거짓말을 공공연하게 수원시에서 하고 있으며 화성시에서는 아예 귀를 닫고 대화조차 거부하고 있다.


   ▲ 미군 전투폭격기의 폭탄을 온 몸으로 받아냈던 경기도 화성 매향리에 남아 있는 포탄 찌꺼기

전투비행장이 경기도 화성 화옹지구로 이전한다는 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정확히 습지 440만평을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매립하고 그 위에 군용 관제레이더와 패트리엇트를 포함한 대공사격시스템 등이 들어서게 될 것이라는 말이 된다. 수원시 관계자는 “화옹지구는 원래 논으로 사용할 예정부지이었으며 지금도 어민들이 농토를 받길 원하고 있다. 쌀도 남아도는 데 비행장을 건설하면 더 좋은 일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수원시 공무원의 주장은 농지의 가치를 모르는 주장이다. 한국의 논 1ha는 물 2400t을 저장하는 물 저장고다. 우리나라의 댐과 저수시설 모두를 합친다고 해도 우리나라의 논이 보관하고 있는 물의 양에 십분 지일도 못 미친다. 그리고 논은 노랑부리백로를 비롯해 우리나라 생태 종들이 다수 서식하면서 물과 토지 그리고 공기를 정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습지와 갯벌은 논보다 더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화옹지구가 들어서있는 화성호는 매향리에서 궁평리 까지 9.8km의 방조제를 쌓아 만든 인공습지다. 원래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이곳을 매립해 농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담수호 작업에 실패해 습지로 변한 생태지구가 됐다.

생태지구가 된 화옹지구 안에는 저어새 같은 천연기념물에서부터 마도요, 백로 등 철새들의 집단 서식지가 됐다.


   ▲ 세계적 휘귀종인 저어새

   ▲ 가왕 조용필이 불러서 더 유명해진 알락꼬리 마도요

   ▲ 한국습지에 널리 서식하는 노랑부리 백로

성남 분당 크기에 해당하는 이 지역의 습지 440만평을 콘크리트로 바꿔 습지가 가지고 있는 정화기능이 깨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하면 손발이 오싹거린다. 전북 새만금을 습지로 나두지 못하고 흙으로 매립해 공장부지와 농지로 분양한 이후, 이 지역에서는 환경재앙이 발생하고 있다. 새만금 내수면에서 발생한 해파리는 새만금 외부 바닷물까지 오염시켜 새만금 앞의 바다를 죽음의 바다로 만들었으며 피해가 청정구역인 태안반도까지 확산하고 있음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화성호는 새만금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전투비행장이기 때문에 전투기의 이착륙 시 새들과의 충돌을 막기 위해 길게는 한 시간 동안 엄청난 공포를 하늘에 쏘아 올린다. 결국 새들이 날아간 습지는 새만금보다 더 위험하게 오염될 수 있다. 전투병력이 거주하는 전투비행장에서 발생하는 오폐수와 정화기능을 상실한 화성호 그리고 죽은 갯벌 생물들을 청소해 주던 새들까지 사라진 화성호의 오염물질이 궁평리에서 시작해 매향리-전곡항-제부도-대부도 해안을 덮치는 것은 시간문제다.


   ▲ 새만금을 공포에 몰아넣은 보름달해파리

그리고 갯벌이 썩기 시작하면 결국 인간에게 까지 피해를 입힐 확률이 매우 높다. 어민들의 피해는 현재 수원 전투비행장 주변의 소음피해 배상금액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바다가 썩으면서 해파리만 득실거리는 바다에서는 생계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해파리를 치우는 비용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큰 문제는 편서풍지대에 속해있는 한국에서는 늘 서쪽에서 바람이 분다는 점이다. 화성 서해안 일대의 썩은 갯벌의 냄새가 편서풍을 타고 수원과 동탄을 덮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봄이면 수원과 동탄의 시민들은 마스크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현실적 공기오염의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화옹지구는 아주 커다란 초대형 공기청정기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제거한 것은 사람이다. 재앙은 당연한 결과다.


   ▲ 화성 서해안에서 무리지어 서식하는 갈매기들, 날이 좋을때는 육지 깊숙하게 들어오기도 한다. 전투비행장이 들어서면 갈매기와 전투비행기들의 목숨을 건 사투가 시작될 수 있다.

화성 서해안에서 가까운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은 폭락을 거듭할 확률이 높다. 수원 호매실과 칠보 지역은 악취의 직격탄을 맞을 확률이 높다. 또한 향남 봉담을 거쳐 동탄도 갯벌이 썩어가면서 뿜어내는 악취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 전투비행장 때문이 아니고 그동안 우리를 돌봐주었던 거대한 습지와 새들이 사라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 공포다. 지난 2016년 겨울, 화성 향남지구가 개발되면서 향남일대에 서식하던 수만 마리의 까마귀 떼가 수원에 몰려와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한 적이 있다. 습지를 망가뜨리면 더 큰 재앙이 올 수도 있다는 경고다.

수원과 화성의 경계에 있는 전투비행장을 이전하고 그 지역을 개발하면 수조원의 개발이익을 얻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개발이익 때문에 우리가 겪어야 할 미래는 고통스러울 수 있다. 돈으로도 자연이 일으키는 몸부림을 막기가 힘들며 그 피해는 인간이 상상하는 이상이라는 것도 생각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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