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벽을 치고 대화를 거절 한다고 “나도 너와 대화 안해” 라고 하는 것은 초등학생 수준의 지적 논리
<전경만의 와이즈 칼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별일 아니라는 듯 직장과 학교에 잘 다니고 있자 외국인들이 놀라워 한다는 기사가 흘러나오고 있다. 필자 또한 별로 북한의 도발에 대해 크게 놀라거나 동요하지 않고 있다. 그저 저녁 식사 자리에서 “저놈들(북한) 협조 좀 하지, 지금 아니면 언제 대화할래!” 정도가 고작이다.
오히려 북한 도발과 관련해 미국의 군사옵션 이야기가 나오면 “오늘은 뭘 팔아먹으려고 그러나?, 제발 고물 무기 또 사달라는 말이나 안했으면 좋겠다. 암튼 우리나라가 미국 호구라니까”라며 미국의 행동에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된다.
이런 사고의 과정이 그냥 아무런 이유 없이 생기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국민들도 북한의 도발에 대해 심드렁 한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본다. 4년 전,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와 지금의 상황이 비슷하고 그것을 악용한 정치권들이 차고 넘쳐나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일 수도 있으며,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늘 써왔던 수법과 또 비슷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안보에 만일은 없다고 하나 안보를 빌미삼아 정권을 잡아보려던 정치세력은 항상 존재해 왔고 그렇게 정권을 잡은 세력들은 늘 ‘종북’을 입에 달고 북한과 안보 핑계를 일삼으며 국민들을 좌파와 우파로 나누어 갈등을 부추겨 국민적 에너지를 엉뚱한데 소비시키는 일을 주도해 왔다.
한 두 번이면 그런 행동들도 용납이 되지만 선거철만 되면 늘 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다보니 한국 국민들이 북한과 미국의 위협을 과장으로만 평가하고 있는 것도 있다. 안보불감증은 국민들의 책임이 아니라 정권잡기에 혈안에 되어 있는 정치권의 책임이 훨씬 크다.
일부 수구세력이 주장하는 대로 남북 전쟁이 재발하면 북한만 초토화 되지는 않을 것이다. 어느 쪽이 승리하던 하나의 국가로 재탄생하겠지만 이미 남과 북 모두 잿더미가 된 상태에서 통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그래서 통일의 전제조건이 평화통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평화통일의 방법은 대화가 우선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벽을 치고 대화를 거절 한다고 “나도 너와 대화 안해”라고 하는 것은 초등학생 수준의 지적 논리다. 상대방이 대화를 거절할수록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야 하는 것이 고등 논리에 가깝다. 그래서 현 정부는 초등수준의 외교대신 고차원적 외교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나라의 야당 대표단들이 미국에 가서 전술핵을 재배치 해 달라고 사정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행위는 부끄럽고 불쾌한 행위들이다.
휴전선 155마일에 걸쳐 있는 남한군과 북한군의 격돌은 군인들만 사상자가 나오는 것이 아니고 민족과 국가의 공멸이다. 정치권이 현명한 방법을 찾아 지금의 종전협상을 평화협정으로 바꿔가며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에게 부족한 것을 교환해가며 함께 새로운 미래를 논의해 갈 때 통일은 우리에게 한걸음 더 빨리올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