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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업무 시간 끝나고 보자” 남경필의 선택


   아들의 범죄 인정하고 대화를 갖겠다는 생각
   한국의 리더라면 모두가 배워야 할 모범

           <전경만의 와이즈 칼럼>

세상에 제일 힘든 일이 자식농사라고 한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이 말은 진리다. 그리고 과거보다 더 힘든 것이 현대의 자식농사다. 과거에는 반상의 규정이 정해져 있고 과거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한정되어 있으며 시험과목도 지금처럼 복잡하지 않았다. 즉 공부를 해서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극히 제한적이다. 반면 오늘날은 많이 복잡하다.

오늘날에는 공부를 통해 선택할 수 있는 직업군이 거의 무한정에 가까우며 공부를 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는 직업군이 많다. 그렇게 많다는 것은 또 반대로 과오를 저지를 확률도 많다는 뜻이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영웅 중의 영웅 이순신 장군은 문관출신의 집안에서 태어나 무관에 뜻을 품었으며 한때 젊은 나이에 파직까지 경험을 했다. 그러나 그의 아비는 이순신 장군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부덕으로 책임을 돌렸다.

아이들의 일탈이 얼마나 오래 그리고 길게 갈지는 모르지만 대부분 아이들의 일탈은 정말 한 때다. 최근 들어 아이들이 일탈하는 나이가 점점 더 하향화 하는 추세이기는 하나 모든 부모들에게 자식은 모두 아이일 뿐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성장해 가면서 부모와 자식 간의 대화가 끊어지는 것은 아이들이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 많고 부모가 할 일이 너무 많은 탓이 가장 크다. 하물며 시간을 쪼개서 사람을 만나고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단체장이라면 솔직하게 아이들과 대회의 시간을 제대로 갖기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오늘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아들의 일탈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아들에게 더 잘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은 가장 한국적인 아버지의 모습이다. 어떤 이들은 논어의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말하며 남 지사의 정치적 문제까지 끄집어내기도 했다. 좀 오만한 질문이자 충고라는 생각이 든다.

머리가 다 큰 아이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진다 한들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아이들의 일이다. 그러나 남 지사는 이미 성인이 된 아들이 저지른 범죄 행위에 대해 “자신의 잘못”이라며 대부분의 한국인 부모답게 “아들이 보고 싶다”는 솔직한 말을했다. 이어 “업무 시간을 마치고 면회를 가겠다”는 그의 말에서 그가  지금까지 정치적인 책임을 어떻게 지고 살아 왔는지를 엿보게 한다.

많은 한국의 리더들은 남 지사처럼 솔직하지는 못했다. 어떤 이는 아들과 함께 불법을 저지른 이도 있으며, 어떤 이는 아들을 시켜 자신의 퇴임 후 저택까지 사들인 정치인도 있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자식이 저지른 일과 나는 별개의 일이다”며 변명하기에 급급했다. 그런데 남 지사는 오늘 자신의 책임을 자인하며 “나는 아들을 사랑하고 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대화의 시간을 통해 아들을 바꿔보겠노라 무언의 약속을 했다.

남 지사가 선택한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아들의 범죄에 대해 아버지로써 책임을 지고, 대화를 통해 바꿔보겠다는 그의 철학은 나쁘지 않다. 오히려 환영할 만한 일이다. 지금 이 시간 내말을 여전히 잘 안 듣는 우리 아들이 나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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