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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망질 / 이복남

이복남(1944~)

강원도 평창 출생

계간 수원문학 ‘시’ 부문 등단

수원문인협회 회원

(사)한국 문인협회 회원

수원 다산 인문학 독서연구회 회원

경수문학포럼 회원

수원문학인상 수상

 

시집: 천년의 숲

동인지: 꽃뫼에 시가 물들다 외

 

 

외딴 산골 마을

맑은 물 흐르는 작은 하천에

잔잔한 물결 속 수초가 우거진 곳

 

넓게 퍼지게 던진 투망에

피라미 두어 마리

 

또 다시 힘껏 잡아든 투망을 던진다

이번엔 의기양양

엄지손가락 치켜드는 기쁨

 

산천어 피라미 불거지 수 마리

환호성 절로 나온다

 

두어 시간 동심으로 돌아갔던 시간에

고향을 떠나있던 세월이

반짝이는 물비늘처럼 되살아온다.

 

시 읽기/ 윤 형 돈

 

이 시의 구조는 극히 평이한 서사 형태를 취하고 있다. 시적인 자아를 가진 영혼의 말도 음풍농월의 짙은 여흥도 희미하지만, 그러나 이 시의 원천은 조용히 회상된 추억의 소환이다. 이야기의 흐름도 극히 간명하다. 시의 배경은 시인의 고향인 평창의 어느 외딴 산골 마을 작은 하천이다.

 

흐르는 물처럼 어린 시절의 기억은 저절로 잊혀 지게 마련이고 다시는 떠오르지 않는 인화된 필름으로 남는 법이지만, 시인은 잠시 마음의 고향으로 내려가 ‘수초가 우거진 곳‘에 그물을 던지고 ’힘껏 잡아 든 투망‘에 잡힌 ’산천어, 피라미, 불거지 수 마리’에 원시적인 환호성을 ‘의기양양’ 맘껏 내지른다.

 

어스름 저녁노을에 붉게 비치는 ‘불거지’란 놈을 손아귀에 움켜쥐었을 때 그의 가슴은 또 얼마나 뛰었는지 모를 일이다. 잡은 고기는 솥을 걸어 놓고 숭숭 감자, 파 썰어 넣고 매운탕을 끓여 먹으니 ‘고향을 떠나 있던 세월이’ 동심으로 돌아가 단번에 보상을 받는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비록 두어 시간의 짧은 천렵 놀이였지만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수면의 물결이 지난날의 아련한 ‘물비늘처럼 되살아’옴을 느낀다. 얼핏 낚시질은 하되 투망질은 하지 않는다는 공자의 말씀이 생각나는데, 미지의 세계로 투망하는 동심이야말로 무욕의 상징이요, 천진난만의 대명사가 아닌가! 게다가 시인의 ‘투망질’에 걸린 것은 ‘동심과 고향과 세월’이란 소중하지만 무심결에 잃어버린 단어들이다.

 

그러므로 이복남 시인에게 있어서 ‘시 창작’이란 고뇌하는 많은 시간과 더불어 ‘내 안에 부족함을 일깨워주는 시간들이었다.’는 고백이 절실하게 들린다. 이제는 보다 거친 야생의 투망질로 다양한 시어(詩語)의 물고기를 잡아 ‘별미의 시 창작’이란 매운탕을 끓여내어 독자와 함께 맛보게 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 19’로 지금 온 세계가 절망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코로나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율려(律呂)와 시와 노래’라고 하는 상큼한 복음을 들었다. 그 세 가지는 모두 생명의 근원으로 자연의 균형과 우주의 질서를 포함한다. 생체 리듬과 은유, 상징과 교감을 온 몸으로 체득하는 과정을 통해 병든 몸과 마음은 치유될 수 있다고 믿는다. 차단의 벽에 갇힌 시인들은 이 기회에 ‘자가 격리 현상’을 큰 축복으로 알고 외로운 골방에서 더 많은 시창작의 내공을 기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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