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이중, 삼중 포장 쓰레기 천국 주범
<전경만의 와이즈 칼럼>
학교들이 가을방학을 할 만큼 이번 추석 연휴는 길다. 무려 10일간이나 놀다보니 관공서를 비롯해 많은 기관들이 당분간 문을 닫고 휴식기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휴식에 접어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정에 따라 휴식의 방법은 달리하지만 추석을 지낸다는 것은 모두 비슷하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집에서는 추석에 앞서 장을 보게 된다. 햇과일에서부터 각종 음식에 이르기까지 귀한 것들을 사들여 제사를 지낸다. 그런데 사들인 여러 종류의 물품을 포장으로부터 꺼내고 나서 보니 쓰레기 또한 한 짐이 된다.
사과는 플라스틱 박스 안에도 별도의 포장이 들어가 있고, 제사 음식도 각종 포장지로 도배가 되어 있다. 종이로 된 포장지는 별로 없고 대부분 비닐과 플라스틱 종류의 포장이 많다. 언제부터 이렇게 과 포장한 물건들이 넘쳐났는지 기억조차 희미하다. 포장을 하는 풍습은 물건을 소중하게 여기는 오래된 습관이라고 하지만 지금의 과대 포장은 지나치다 싶다.
더구나 포장을 한 물건의 재질들이 재활용하기 어려운 플라스틱과 비닐들 그리고 종이라고는 해도 비닐 코팅이 되어 있어 재활용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제사 한번 지내려고 사들인 물건으로부터 나온 쓰레기들이 한 짐이 되도록 포장을 하는 지금의 판매구조는 지나친 낭비이기도 하지만 지구를 일찍 병들게 하는 것이며 좀 더 나아가 생각해보면 우리의 후손들을 힘들게 하는 행위다.
사과면 그냥 사과일 뿐, 먹는 사과위에 금색의 종이로 포장을 하고 그 위에 플라스틱을 덧씌우는 행위는 확실한 낭비다. 그렇게 정성껏 포장된 ‘배, 감, 대추, 밤’등을 제사 상위에 올려놓는다는 것이 왠지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식의 쓰레기가 우리 집만 있는 것은 아닐 터이다. 추석을 지내는 모든 집에서 비슷한 분량의 쓰레기를 배출하게 된다면, 실제 배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쓰레기들을 몇 집만 모아놓아도 산더미를 이룰 것이 자명한 일이다. 그런데도 고치지 않는 것은 인류의 오만이다.
너무 잘 만들어서 버리기조차 아까운 플라스틱 포장지 용기들을 깨끗하게 씻어서 “이걸 버려야 되나, 아니면 다른 용도로 써야 하나”고민할 정도로 넘쳐나는 질좋은 과대 포장지들이 골목마다 가득히 쌓여 청소부를 기다리는 작금의 시대는 반성해야 할 과대 소비의 시간들이다.
더 좋은 것만 추구하는 인류의 오만이 가져올 결과는 끔찍하다. 지금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잊어버린 물건을 찾는 것보다 새로 사는 것을 쉽게 생각하겠지만 자원이 고갈된 미래에서는 우리가 지금 쉽게 버리는 물건조차 아쉬워 할 날이 올 수도 있다. 앞으로도 지구에서 살아나가야 할 아이들을 위해서 포장을 줄이는 방법을 범사회적 문제로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듯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