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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경기미③> 아스팔트 농사보다 실적이 좋은 학교급식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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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의 경기미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의문

쌀 차액보조하며 '특' 등위의 쌀을 학교에 공급하자면서 사실은?

 

고품질 쌀 생산의 기치를 내걸었던 경기미 고품질화는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됐지만 품질저하가 시작되기 시작한 것도 2010년부터 이다. 지난 2010년은 우리나라의 정치사회구조가 급변하는 시기 이었다. 무상급식은 민주당이 내걸은 보편적 민주주의 일환으로 시작됐고 초등학생을 시작으로 무상급식이 시작됐다. 그리고 지금은 중학교에 이어 심지어 일부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무상급식이 실시 중에 있다.

 

▲ 학교급식을 받고 있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무상급식이 실시되면서 각 학교에는 쌀을 납품하려는 지역농협이 줄을 섰다. 그리고 지난 2010년에서부터 2016년까지 경기도는 풍년으로 쌀이 남아돌았으며 남아도는 쌀을 팔기 위한 고품질 경쟁까지 붙었던 시기에 학교에 정규적으로 쌀을 납품하는 것은 농협에게 큰 호제였다.

 

정치권도 이에 맞춰 신토불이를 앞세워 지역농협의 쌀을 사주는 것이 선거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경기도 31개 시군의 모든 정치 수장들은 지역에서 생산된 쌀을 차액까지 보조해주며 구매해 주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모자라는 쌀의 구매대금을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조를 받아 쌀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주었고, 지방자치단체는 시민의 세금으로 쌀의 차액을 보조해 주며 지역농협의 쌀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도 31개 시`군 중 인구수가 가장 많은 수원의 경우 전체 학교수는 유치원을 포함해 387개교(2019년 통계)에 약 159,000명의 학생이 재학 중에 있다. 이들이 일 년에 소비하는 쌀의 양은 수원농협에서 한해에 생산하는 전체 양곡의 양보다 많다. 수원농협에서 생산되는 전체 양곡은 2020년 기준 약 4,000(추청, 진상)톤이다. 결국 모자라는 쌀은 양평 등지에서 들어오는 친환경 쌀로 대체하고 있다.

 

문제는 수원농협에서 생산된 쌀도 수원에서 생산된 쌀은 아니라는 점이다. 수원농협의 쌀 브랜드는 ‘효원의 쌀’이다. 도시화가 97%이상 진행된 수원에서 생산되는 쌀이라고는 극히 소량이다. 실제 수원농협에서 효원의쌀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는 쌀들의 대부분은 화성시에서 재배 생산된 쌀들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시는 지역에서 생산된 쌀이라며 수원농협의 효원의쌀을 우선 차액까지 주며 우선구매해주고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행된 안산, 군포, 성남 모두에서 발생한다. 덕분에 농협들은 더 이상 쌀의 품질고급화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우선 구매해주는 지방자치단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청의 학교급식 관련 문서를 보면 좀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통상 지방자치단체와 농협 간에 맺은 우수쌀 차액지원의 사업 협정서의 쌀 품질에 대한 내용을 보면 쌀의 품종과 품질에 대한 부분이 나온다. 그중 품질에 대한 부분에는 대부분 “G마크 인증을 받은 ‘특’ 등위의 쌀을 학교급식으로 한다”라고 되어 있다. 정부미 기준 가격보다 비싸고 훌륭한 경기미 그것도 지역농협에서 생산된 쌀의 차액보조금까지 주며 ‘특’ 등위에 해당하는 쌀을 구매하라고 되어 있지만 수원농협 쌀브랜드인 ‘효원의쌀’이 매번 출하할 때 마다 ‘특’ 등위를 받는 쌀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은 농협관계자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수원농협이 아닌 다른 농협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결국 수원시 관내 학생들은 수원시민이 낸 세금을 사용해 차액까지 보조해서 구매한 좋은 쌀을 먹어야하지만 현실은 문서와는 달리 "그저 지역 쌀이니까 구매한 쌀"을 학교급식으로 먹고 있는 셈이다.

 

또한 2016년부터 시작된 친환경 쌀의 학교급식 열풍은 또 다른 경기미 품질저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대풍년이 들어 쌀값 하락이 시작되자 박근혜 전 정부는 어처구니없게도 농지를 줄이라는 권고 아닌 권고를 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소출량이 적고, 가격이 비싼 친환경쌀은 학교급식으로 선택되기 시작했으며 쌀값보조는 기존의 20K당 약 11,000원 대 이었던 것이 20,000원대로 상승한다.

 

▲ 경기도 평택의 한 농가 풍경

 

농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대박이 없다. 쌀의 소출은 줄었지만 쌀 가격을 훨씬 더 쳐주는 친환경 쌀 농업을 안 할래야 안할 수가 없게 된 셈이다. 경기도 농정 관계자는 친환경 쌀의 정의에 대해 “보다 안전한 쌀이”라고 한다. 그러나 품질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 한다.

 

쌀농사 보존을 위해 정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시간이 지날수록 쌀시장 개방 압력은 높아지기 마련이다. 때문에 품질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지금 농협과 농민들이 매달리는 학교급식은 결국 경기미 품질저하의 가장 큰 주요 원인이 된 셈이다. 차액보조까지 받아가며 학교로 납품되는 고가의 경기미가 일반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저가의 고품질 쌀들과 경쟁하는 그런 시대가 온다면 경기미의 경쟁력은 제로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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