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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군공항 이전은 경제주도권 쟁탈전

수원 인계동 VS 화성 동탄의 경제 성장력 싸움
수원군공항 이전을 둘러싼 이면의 전쟁 제2편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경기남부의 경제 주도권은 수원에게 있었다. 수원은 도청소재지 이기 때문에 수많은 공사의 경기도본부가 수원에 소재하면서 일찍부터 경기도의 비즈니스 중심 도시가 됐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수원 중심의 경제는 성남중심으로 바뀌어갔다. 성남 분당으로 몰리는 제3세대 중산층과 판교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테크노벨리는 휴대폰과 컴퓨터에 익숙한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신문화를 제공하며 기회의 땅이 됐다.

  또한 서울과 가깝다는 지리적인 장점이 성남을 경기도의 경제도시 넘버원으로 만들었다. 성남이 10년이 넘도록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확보한 도시가 된 것에는 분당과 판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으며 이곳에 젊은이들의 문화가 형성된 영향이 크다.
 
   ▲ 경기남부의 소비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화성 동탄신도시
   
  화성도 지난 10년 동안 화성도 격세의 변화를 했다. 분당보다 2배나 큰 세계에서 가장 큰 계획도시 동탄신도시가 들어서면서 경기남부 도시의 소비패턴이 수원 인계동 중심에서 동탄 중심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한때는 수원시청 뒤의 인계동 박스거리가 경기남부의 최대 유흥거리이자 소비중심의 도시이었으나 점차 소비의 패턴이 동탄 중심으로 바뀌게 됐다. 아주 오랜 시간동안 수원이 가지고 있었던 소비자 빨대효과가 사라져 버렸다. 거꾸로 수원사람들이 동탄으로 유흥을 즐기러 가는 역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 불과 3년 전이다.

  수원도 반격을 하기는 했다. 최대인파가 몰린다는 수원역을 중심으로 롯데타운을 허가 했으며 수원역 일대의 교통체계를 바꿔 빨대효과를 유지하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수원역 일대의 집장촌은 여전히 건재하고 교통문제는 해결을 보지 못했다.

  그런데 수원시에게 대반전의 기회가 생겼다. 수원군공항을 화성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군공항을 화성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성남이 테크노벨리를 통해 우뚝 섰던 것처럼 수원-화성을 연계하는 테크노벨리를 세워 성남과 화성에게 빼앗기고 있는 경제주도권을 다시 한 번 움켜쥐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화성은 수원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이미 허물어진 수원의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화성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에 반대하며 화성 서부 일대의 개발계획을 서둘러 발표하고 있다. 화성 서부에 자리 잡고 있는 현대-기아 자동차 노조가 가장 격렬하게 수원군공항의 화옹지구 이전을 반대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군공항이 화옹지구에 들어서면 군공항을 중심으로 반경 10km이내가 자자손손 죽은 땅이 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처음 군공항 이전을 찬성했던 화성동부지역 즉 동탄 주민들은 수원군공항이 이전하면 동탄을 중심으로 화성 진안, 병점이 더 활기차게 발전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으나 이내 그것이 수원경제의 부활이고 반대로 동탄의 경제주도권 상실 이라는 것을 서서히 알게 됐다.

  그러면서 점차 군공항 이전에 반대하는 화성 동부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수원군공항이 이전하면 동탄 주민들은 물론 최근 누려왔던 동탄 중심의 소비패턴이 동탄에서 수원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는 사실 때문에 수원군공항의 화옹지구 이전을 결사반대하고 있다.

  즉 수원군공항의 이전의 이면에는 수원과 화성 동탄 간의 경제 주도권의 사활이 걸린 수면 아래의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수원 인계동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는 증권거리가 동탄으로 옮겨가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도 있으나 수원군공항 이전으로 수원이 다시 한 번 기지개를 편다면 증권가는 현재의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을 확률도 높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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